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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 뻔한 남북 브로맨스? '공조'엔 현빈X유해진이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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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충무로에서 단골 소재 중 하나로 불리는 남북 브로맨스. 잊을 만 하면 등장하는 뻔한, 곰탕 스토리가 현빈과 유해진을 통해 새 옷을 입었다. 눈요기 확실하게 선사하는 현빈의 액션과 웃음보 제대로 터트리는 유해진의 코미디가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다.

남한으로 숨어든 북한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시작된 남북 최초의 공조수사를 다룬 수사 액션 영화 '공조'(김성훈 감독, JK필름 제작). 임무를 완수해야만 하는 특수부대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과 이러한 북한 형사의 임무를 막아야만 하는 생계형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의 예측할 수 없는 팀플레이를 그린 작품이다.

충무로에서 자주 등장하는 남북 브로맨스는 대게 러닝타임 초반 남과 북을 대표하는 두 인물이나 집단이 대결하거나 대립 구도를 보여 갈등을 유발하고 후반부 이념을 뛰어넘은 우정을 쌓아 화합하는 구도로 이어진다. '공조'는 이러한 기존의 남북 브로맨스 장르와 다르게 겉으로 공조하는 척하지만 서로에게 진짜 목적은 숨긴 채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려고 하는 두 인물의 감정선에 포커스를 맞췄음을 내세웠지만 결과적으로는 기존의 남북 브로맨스 스토리를 벗어나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처음부터 남북이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리진 않지만 전체적인 맥락엔 '선(先) 갈등, 후(後) 화해' 공식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 '공조'다. 물론 남북 브로맨스의 정석을 그대로 답습한 덕에 설 극장가 온 가족이 모여 다 같이 볼 수 있는 오락 영화로 미덕은 남길 수 있었지만 처음 '공조'가 표방했던 '신선하고 새로운 남북 수사물의 탄생'이라고 주장하기엔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남북 브로맨스의 대표작으로 불리는 '공동경비구역 JSA'(00, 박찬욱 감독) '웰컴 투 동막골'(05, 박광현 감독)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던 것.

이렇듯 진부하고 뻔한 스토리로 아쉬움을 남긴 '공조'지만 이를 보완할 배우들의 명연기가 신의 한 수로 작용했다 . '성난' 현빈의 액션과 '물오른' 유해진의 코미디, 그리고 악역으로 변신한 김주혁과 흠잡을 수 없는 생활연기의 달인인 장영남, 첫 스크린 데뷔지만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인 임윤아(소녀시대)가 '공조'에서는 '히든카드'였다.

특히 현빈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과묵함과 강인한 겉모습을 지닌 엘리트 북한 형사로 시종일관 '성난 카리스마'를 드러내는데, 이러한 '성난 카리스마'는 대규모 액션 신으로 '멋짐'을 배가시킨다. 북한 특수 정예부대 출신인 림철령을 소화하기 위해 촬영 전부터 북한의 주체격술과 러시아의 시스테마 무술을 배운 현빈. 그는 타격감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본능적이고 위협적인 액션으로 시원한 짜릿함을 선사한다. 대역을 마다하고 위험천만한 액션 신을 직접 소화하는 열정을 드러낸 현빈의 노력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현빈과 극과 극 분위기를 자아내는 '흥행킹' 유해진의 활약 역시 상당하다. 매사에 허술하고 낙천적인 성격의 의리파 남한 형사 강진태를 유해진 특유의 능청스럽고 맛깔나는 애드리브와 코믹 연기로 버무렸다. '브로맨스 장인'이라 불려도 손색없을 정도로 현빈과 찰떡 케미스트리를 자아내는 유해진은 진지한 현빈과 정반대의 선상에서 배꼽 잡는 코미디로 보는 이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웰메이드 남북 브로맨스 궤도에서는 벗어났지만 설 극장가 오락 영화로 미덕은 갖춘 '공조'. 제작비만 무려 1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공조'는 손익분기점 350만명을 넘어야 하는게 1차 목표. 과연 같은 날 빅매치를 펼칠 대어 '더 킹'(한재림 감독)과 싸움에서 웃을 수 있을지 영화계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공조'는 현빈, 유해진, 김주혁, 장영남, 이해영, 임윤아, 이동휘 등이 가세했고 '마이 리틀 히어로'를 연출한 김성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8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영화 '공조' 스틸 및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