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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낭만닥터' 유연석, 온 우주 울린 '리틀 김사부' 성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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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유연석의 재발견이다.

유연석은 SBS 수목극 '낭만닥터 김사부'의 강동주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다. 강동주는 어린 시절 거대 병원의 부조리한 시스템 때문에 아버지를 잃은 아픔을 갖고 있지만 돌담 병원에서 김사부(한석규)를 만나 원망과 미움 대신 진짜 의사로서의 사명감과 직업 의식을 배우며 성장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실제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 유연석은 이러한 강동주의 성장기를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다. 극 초반에는 흙수저에서 벗어나 과거의 아픔을 다시 겪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출세와 성공에 목숨걸면서도 한 명의 의사이자 사람으로서의 양심을 지켜야 하는지 갈등하는 캐릭터의 심정을 리얼하게 그려냈다. 이 과정에서 의사로서의 정도를 걷고자 하는 김사부와 갈등이 생겼고 거칠게 반항하면서도 결국 인간으로 사는 길을 택하는 모습은 시청자의 마음을 울렸다. 그런가하면 윤서정(서현진)과의 애틋한 틈새 연애로 시청자의 설렘지수를 높이기도 했다.

극이 완결을 향해 달려가는 시점을 맞자 한층 성장한 캐릭터의 면모를 보여주며 시청자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9일 방송된 '낭만닥터 김사부'에서는 강동주와 김사부의 갈등이 깊어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강동주는 김사부가 과거 자신의 아버지 주치의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김사부가 고위권력층의 권력에 굴복, 아버지를 죽게 했다고 오해했다. 하지만 김사부는 "14년 전 부용주(한석규)는 비겁했다"고 자책할 뿐 '지켜야 할 아이'를 위해 모든 비밀을 가슴에 묻었다.

물론 시청자 입장에서는 '지켜야 할 아이'가 강동주라는 걸 추측할 수 있다. 과거 아버지가 사망한 뒤 강동주는 거대 병원에 난입, 난동을 부렸다. 이를 제압한 것은 김사부였다. 고가의 기자재를 때려 부순 강동주의 폭력적인 행동이 그에게 위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에서 유추해 볼 때, 거대 병원은 의료 과실을 인정하는 대신 강동주를 걸고 넘어졌을 것이 분명하고 김사부는 그를 지키기 위해 모든 책임을 떠안은 채 거대 병원을 떠났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강동주가 이러한 사실을 알리는 만무했고, 김사부에게 맞섰다. 그는 "14년 전 우리 아버지를 뒤로 미루고 VIP를 먼저 치료해 준 거냐. 도대체 왜 그랬느냐"며 오열했다.

이 장면은 시청자의 마음을 울렸다. 강동주에게 김사부는 '제2의 아버지'나 마찬가지인 존재였다. 그래서 김사부가 아버지 주치의라는 것을 알게 됐을 때 믿었던 만큼 더 큰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김사부를 믿고 싶어하는 강동주의 심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시청자의 감수성을 자극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강동주를 표현하는 유연석의 연기력은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그는 한 마디 한 마디, 순간의 눈빛과 표정에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김사부에 대한 애증을 담아냈다. 최대한 감정을 억누르면서도 원망 배신감 분노 그리움 미안함 신뢰감 등 복합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유연석의 연기 덕에 시청자의 몰입도는 배가 됐다. 여기에 믿고 보는 한석규의 서포트가 더해지며 숨도 못쉬고 눈물 흘리게 만드는 역대급 엔딩이 탄생했다.

캐릭터가 김사부의 등을 보며 성장했듯, 배우 유연석 또한 이전보다 훨씬 깊고 진정성 있는 연기를 펼치는 '리틀 김사부'로 성장한 셈이다.

이날 방송된 '낭만닥터 김사부'는 26%의 시청률을 기록, 월화극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