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25·호펜하임)가 생애 처음으로 K리그 팀에 입단한다. 행선지는 '아시아 챔피언' 전북 현대다.
독일에 거주하는 스포츠조선 취재원에 따르면, 전북은 지난해 12월 초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을 떠나기 직전 김진수 측과 접촉했다. 협상의 첫 번째 벽은 높은 이적료였다. 원 소속팀 독일 호펜하임 측이 제시한 이적료는 350만유로(약 44억원)에 달했다. 아무리 전북이라도 40억원이 넘는 몸값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협상 끝에 이적료는 180만유로(약 22억원)까지 떨어졌다.
돈도 돈이지만 이적의 가장 큰 요소는 선수의 의중이었다. 12월 중순까지만 해도 김진수는 유럽 잔류를 바랐다. 상황도 긍정적으로 흘렀다. 당시 독일 분데스리가 3개 팀이 김진수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더불어 김진수가 이적시장에 나왔다는 소식을 접한 복수의 K리그 팀들도 김진수에게 러브콜을 보내기 시작했다.
유럽 잔류냐, K리그 이적이냐의 기로에 섰던 김진수은 선택의 기로에서 결정을 해야 했다. 결론은 K리그 이적이었다. 단, 조건이 있었다. 프로 이후 처음으로 밟는 K리그 무대라면 전북에서 뛰고 싶다는 결심을 했다.
8일(이하 한국시각) 독일 축구전문지 '빌트'는 김진수 이적에 대해 보도했다. 빌트는 '호펜하임과 전북이 합의점을 찾았다. 호펜하임은 전북으로부터 이적료 160만유로(약 20억원)를 받기로 했다. 이제 마무리 절차만 남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북 측은 부인했다. 김진수가 이적한다는 사실은 맞지만 틀린 부분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적료다. 실제 이적료는 최근 130만유로(약 16억원)까지 조율됐다.
전북과 호펜하임의 선수 이적 합의서 교환은 오는 10일 이뤄질 예정이다. 남은 건 전북과 김진수의 연봉과 계약기간이다. 아직 협상 중이다.
협상 타결까지는 다소 난항이 예상된다. 선수의 가치를 두고 입장 차가 보인다. 김진수가 처한 상황만 놓고 보면 가치가 떨어져 보인다. 올 시즌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유소년 출신 선수를 기용한다는 구단 방침에 희생양이 됐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 보고 선수의 고유 가치가 떨어졌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김진수는 포기한 것이 많다. 분데스리가 3개팀과 다른 K리그 팀들의 영입 제안을 뿌리치고 전북행을 택했다. 선수가 마음을 어렵게 돌린 데 대한 보상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김진수가 가진 잠재력도 제대로 인정받아야 한다. 우선 그는 젊다. 2017년 스물 다섯밖에 되지 않은 김진수는 이제부터 제대로 된 꽃을 피울 나이다. 또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통해 병역을 해결한 상황이다. 향후 3년은 거뜬히 전북의 왼쪽 측면 수비를 튼튼하게 유지시킬 수 있다.
전북도 김진수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줘야 할 상황이다. 기존 이주용과 최재수가 각각 군 입대와 계약만료로 전력에서 이탈해 가용자원이 박원재 밖에 남지 않았다. 게다가 K리그 내 최강희 전북 감독의 눈을 사로잡은 풀백을 찾기란 하늘에 별따기였다. 왼쪽 풀백은 희소가치가 높은 자원이었다. 김진수는 그야말로 천군만마가 된 것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