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농구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은 늘 국내 선수가 중심이고, 외국인 선수는 '보너스'라는 표현을 한다.
국내 선수들이 대부분의 경기를 이끌어갈 정도로 강해야 팀이 승리를 할 수 있다는 어찌보면 당연한 지론이다. 외국인 선수는 비록 1명만 코트에서 뛰지만 팀 전력의 최대 절반까지 차지할 정도로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부정'인 셈이다. 우리은행이 지난 시즌까지 통합우승 4연패를 달성하면서 늘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후순위 선수를 뽑지만, 어느 누가 와도 팀워크에 녹아들어 함께 하는 농구로 우승에 기여하는 이유 역시 이 때문이다.
8일 부천실내체육관서 열린 '삼성생명 2016~2017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전을 앞두고 만난 KEB하나 이환우 감독대행 역시 "우리은행은 임영희 양지희 박혜진 등 3명의 국내 선수가 중심을 잡고 경기를 이끄니 외국인 선수 누가 나와도 부담없이 제 몫을 한다. 우리은행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위성우 감독은 "외국인 선수 누구라도 제 역할을 제대로 안하면 빼버리면 된다. 국내 선수들이 중심이기에, 끌려다닐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까지 여러 팀에서 뛰었지만 강한 승부욕 때문에 경기 중 자신의 화를 달래지 못해 기복이 심했던 모니크 커리가 이번 시즌 우리은행에선 좀처럼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이 그 증거다. 존쿠엘 존스의 빼어난 활약으로 인해 팀에서 세컨드 옵션의 외국인 선수로 기용되기도 하지만, 경기당 평균득점이 각각 12점 이상인 박혜진 임영희라는 쌍포가 있어 커리에 대한 득점 의존도가 적은 것이 이유이기도 하다.
이날 KEB하나를 맞은 우리은행은 이 공식을 그대로 대입했고, 어김없이 승리했다. 1쿼터를 책임진 존스가 4득점으로 약간 부진하자 2쿼터에 기용된 커리는 10분 내내 뛰며 3점포 3개를 포함해 11득점을 올렸다. 그러자 3쿼터에 다시 나선 존스는 3점포 1개를 포함해 9득점-9리바운드로 활약, 67-41로 점수차를 26점차까지 벌렸다. 그러자 커리는 4쿼터에 기용돼 7점을 더 보탰다. 두 선수가 31득점(커리 18점, 존스 13점)을 합작했지만, 임영희(15점) 박혜진 최은실(이상 13점) 등 국내 선수 3인방이 중심이 된 것은 물론이다. 우리은행은 84대59로 대승을 거두며 7연승을 달렸다. 정규리그 우승 매직넘버가 6으로 줄어든 것은 '보너스'였다. KEB하나는 삼성생명과의 공동 2위에서 3위로 한단계 내려앉았다.부천=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