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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고공비행' 이끄는 스쿼드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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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의 화두는 '전력 평준화'다. 트라이아웃 도입으로 세계 최정상급 외국인선수들을 영입할 수 없다. 외국인선수들의 독보적인 기량으로 승패가 좌우되던 시대는 지나갔다.

외국인선수 의존도가 줄어든 만큼 국내선수 활약 여부가 승부의 키로 떠올랐다. 동시에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치열한 순위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선두 싸움은 점입가경이다.

혼돈의 선두 경쟁, 대한항공이 치고 나갔다. 대한항공은 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돌풍의 팀' 한국전력을 세트스코어 3대0(28-26, 25-14, 25-21)으로 셧아웃시켰다. 대한항공은 이날 승리로 승점 40점을 기록, 현대캐피탈(승점 39)을 2위로 끌어내리고 다시 1위에 올랐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서브가 준비했던 대로 잘 들어간 것 같다. 강하게 서브하는 것을 주문했는데 잘 수행되면서 상대 리시브를 흔들어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레프트 신영수의 활약이 돋보였다. 신영수는 블로킹 5개를 포함해 팀 내 최다득점인 17득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견인했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가스파리니의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다. 그리고 신영수의 활약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대한항공은 '만년 우승후보'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를 달고 있었다. 그러나 올시즌은 다르다. 엎치락 뒤치락 선두 싸움을 벌이면서 V리그 우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스쿼드 자체가 워낙 탄탄하다.

대한항공은 공격형 2명, 수비형 2명 총 4명의 주전급 레프트를 보유하고 있다. 모두 쟁쟁한 실력파 선수들, 신영수 김학민 곽승석 정지석이 주인공이다. 그간 약점으로 지적받던 센터진도 탄탄해졌다. 김형우 진상헌 진성태 최석기가 돌아가며 지키고 있다. 박 감독은 "팀에 실력이 좋은 선수들이 많다. 선수층이 두터워서 선택권이 다양하다"며 "그날 그날 컨디션과 상대 전술에 따라 선수를 기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시즌 초반 부상으로 컨디션 난조를 겪던 정지석을 대신해 곽승석이 활약을 펼치며 팀을 이끌었다. 그리고 시즌 초반 허리 부상으로 고전하던 신영수의 자리를 김학민이 메웠다. 이후 김학민의 피로도가 누적되자 신영수가 돌아와 힘을 보태고 있다.

톱니바퀴 돌아가듯 빈 틈이 없는 대한항공의 스쿼드, 남은 시즌 대한항공의 고공비행을 이끌어갈 원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박 감독은 "각 팀 전력이 평준화되면서 선수들의 체력과 컨디션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매우 커졌다"며 "우리는 선수층이 두텁다. 그래서 선수 관리에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모든 선수들을 같은 프로그램으로 훈련을 하며 누가 언제 출전하더라도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해다. 이어 "장기간 이어지는 리그에서 100%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우리는 뛰어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적절한 운영으로 팀 경기력을 유지해 우승을 노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