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를 향한 눈길은 엇갈리고 있다.
시도민구단의 한계를 스스로 깼다. 파격적인 투자는 겨울 이적시장 판도를 뒤흔든 '폭풍영입'으로 귀결됐다. 선수 영입전만 놓고보면 지금까지 전북 현대, FC서울 등 소위 K리그 클래식 양대산맥 부럽지 않은 행보를 펼쳤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이라는 목표를 세운 강원의 미래를 두고 시선은 '꽃길'과 '가시밭길'이라는 두 갈래로 나뉘어 있다. 일각에선 과감한 투자를 했던 강원이 올 시즌 또 다시 강등의 길을 걸으면 K리그 시장이 더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숨기지 않고 있다.
강원 폭풍영입의 최선두에 섰던 이근호(32)는 "선수들끼리 '우리는 올해 정말 잘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엔 강원의 영입 제안에 황당했던 게 사실이다. 에이전트도 '이런 이야기가 있으니 생각해보라'고 해서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곧바로 제의가 와서 굉장히 놀랐다"며 "적극적인 제의에 마음이 움직였다. 나를 인정해준다는 느낌을 받았던 게 가장 컸던 것 같다. 나머지 선수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조태룡 대표이사께서 'K리그가 강원FC가 클래식에 있기 전과 있은 후'로 구분되도록 만들어보자'는 말씀을 하셨다. 굉장히 인상 깊었고 마음을 울렸다"며 "구단이 많은 투자를 했고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상황을 이어가기 위해선 우리가 성적으로 증명을 해야 한다. 그래야 다른 구단도 따라올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올해 정말 잘 해야 한다. 강원의 활약으로 K리그가 보다 나은 환경, 활력 있는 리그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J리그 아비스파 후쿠오카에서 활약하다 강원 유니폼을 입은 골키퍼 이범영은 "마치 대표팀에 온 분위기 같다"는 말을 했다. 잔류권을 넘어 스플릿 그룹A행 후보로 꼽히는 강원의 화려한 스쿼드를 압축한 표현이다. 이에 대해 이근호는 "나도 그런 생각을 했다. 다들 청소년,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선수들이다보니 더 그런 것 같다"며 "예전에 강원이 어땠을 진 모르지만 지금은 모두가 오고 싶어하는 팀이 아닐까"라고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산전수전 다 겪은 이근호에게 강원은 새로운 도전의 땅이다. 이근호는 "어쩌면 축구 인생에서 가장 즐기면서 한 시즌을 보낼 수 있는 때라는 생각이 든다. 후회없는 시즌을 보내고 팬들과 함께 웃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릉=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