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당연히 태극마크죠."
지난 2015년. 한국 남자 탁구에 무서운 신예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박강현(21·삼성생명). 그는 제69회 전국남녀 종합탁구선수권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정영식(25·미래에셋대우)을 세트스코어 4대0으로 누르고 정상에 우뚝 섰다. 실업 무대 1년 만에 거둔 쾌거였다.
하지만 정확히 1년 뒤, 박강현은 바로 그 자리에서 고개를 숙여야 했다. 지난달 열린 전국남녀 종합탁구선수권대회 결승전. 1년 전 상대였던 정영식에게 세트스코어 1대4로 패한 직후 박강현은 망연자실했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는 연신 "아쉽다"며 "나 스스로 욕심이 너무 많았던 것 같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종합탁구선수권대회 2연패. 욕심 낼만한 타이틀이다. 대회 역사상 남자 단식 2연패는 유남규 김택수 오상은 유승민 등 손에 꼽을 정도다. 그만큼 쉽지 않은 기록이다.
좌절 없는 시련은 옥석을 탄생시키는 법. 그 역시 실망 대신 이를 악물었다. 아쉬움 가득한 2016년을 보낸 그는 정유년 새해 새로운 희망찾기에 나섰다. 박강현은 "경기를 치르면서 '탁구는 잘 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고 생각했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탁구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꾸준함을 강조했다.
구체적인 목표가 있다. 국가대표다. 박강현은 "꿈은 당연히 태극마크"라며 "국가대표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상비 1군에 선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탁구선수 출신 부모의 영향으로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라켓을 잡은 박강현은 꾸준히 성장하며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왼손잡이에다 강력한 파워를 겸비해 '왼손 영건'이라 불린다.
특히 박강현은 실업팀 입단 후 빠른 속도로 기량을 끌어올렸다. 학창시절 눈에 띄는 성적을 낸 적이 없던 박강현은 실업 입문 뒤 2년 연속 종합탁구선수권대회 결승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무서운 속도로 성장중인 박강현. 패배의 아픔을 밑거름 삼아 한층 더 성숙해진 '탁구청년'이 새해 목표를 정조준하고 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