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는 사실상 지난해 우승 전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올시즌 한국시리즈 3연패를 향한 준비를 마쳤다.
FA로 나왔던 김재호와 이현승을 잡았다. 아쉽게 이원석을 삼성으로 보내야 했지만 포수 이흥련을 보상선수로 받으면서 미래를 위한 투자도 했다. 보우덴, 에반스 등 우승에 공헌했던 외국인 선수와의 계약도 착착 진행됐다.
이제 남은 것은 MVP 니퍼트와의 재계약 뿐이다.
다른 구단들은 재계약을 하기로 한 외국인 선수들과는 대부분 협상을 끝냈다. 재계약 통보를 하고도 아직 하지 않은 경우는 더 좋은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두산은 니퍼트만큼은 장기전을 각오하고 있다. 예전 니퍼트와의 재계약을 위해 사장과 단장이 직접 미국의 니퍼트 집을 방문하기도 했던 두산이지만 지금은 아니다. 천천히 협상을 하면서 재계약을 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두산 관계자는 "종무식 후 전직원이 휴가를 다녀왔기 때문에 새해 초반엔 처리해야할 일들이 많다"면서 "니퍼트와의 협상은 다음주 쯤 시작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니퍼트는 지난 2015년 150만달러를 받았지만 그해 90이닝만 소화하며 6승5패, 평균자책점 5.10으로 부진했다. 포스트시즌에서 무실점의 완벽투를 보이며 팀을 14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재계약 협상에선 30만달러가 깎인 120만달러에 사인을 했다.
지난해 절치부심. 22승3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하며 KBO리그 최고 투수에 우뚝 서며 MVP까지 거머쥔 니퍼트는 이번 재계약 협상을 벼르고 있다. 다년계약에 200만달러 이상의 고액 연봉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역대 외국인 선수 최고 연봉은 지난해 한화의 로저스가 받은 190만달러. 니퍼트가 최초의 200만달러 외국인 선수가 될지가 관심이다.
두산 관계자는 "협상을 하면서 접점을 맞춰야 하지 않겠나. 잘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낙관적으로 말했다.
니퍼트가 올해 36세로 나이가 많아 미국이나 일본으로 갈 가능성이 낮다보니 결국 두산과 협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11년부터 두산에서 뛰어 어느덧 7년째를 맞는 니퍼트는 두산의 프랜차이즈스타나 다름없다. 팬들은 니퍼트를 '니느님'으로 부르며 실력과 함께 두산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 그를 단순한 외국인 선수가 아닌 두산맨으로 인식하고 있다.
팬들의 입장에선 빨리 그의 계약소식이 날아들기를 바라겠지만 두산은 느긋하게 '우리 선수'인 니퍼트와의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