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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신화 "최장수 아이돌이란 책임감..'가요계 신화' 돼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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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팀명처럼 계속 신화를 쓰겠습니다."

신화의 한결같은 목표는 팀명대로 가요계 '신화'가 되는 것이다. 벌써 데뷔 20년차, 가요계 최장수 그룹이란 타이틀을 갖고 있는 유일한 팀이기에 롤모델이 없다. 멤버 중 막내가 30대 중반을 관통하고 있지만 6명이 함께일 때 그들은 여전히 장난꾸러기 사내 아이들 같았다. 그들 사이에는 분명 보이지 않는 강력한 무언가가 있었다. 시간의 힘이란 게 이렇다. 다시 무대에 선 이들은 13번째 앨범 타이틀 '언체인징'(Unchanging)처럼 모든 게 여전했다.

이번 앨범은 달콤한 발라드 5곡을 담은 파트1을 지난해 11월 낸 뒤, 리드미컬한 특징이 돋보이는 5곡을 더해 완성한 정규 앨범이다. 2015년 2월 12집 '위'를 낸 뒤 2년 여 만에 발표한 신보다. 신화는 팀 특유의 카리스마와 성숙함을 부각할 수 있는 '터치'(Touch)를 타이틀 곡으로 내세웠다. 작곡가 김도현과 싱어송라이터인 김주현이 공동 작곡하고 스타 작사가 김이나가 노랫말을 붙인 이 곡의 장르는 '퓨처 베이스'다.

"1분 30초 분량의 미완성 곡이었는데 도입부를 듣는 순간 느낌이 확 왔어요. 세련된 멜로디가 팀 이미지와 잘 어울리겠다 싶었죠. 그래서 (김)도현이한테 '이 노래 우리가 하고 싶다'며 어필을 했죠."(이민우) 사운드의 질감과 리듬감이 중요한 곡으로 몽환적인 전체적인 느낌은 멤버들의 퍼포먼스와 만나 비로소 폭발한다. 힘을 빼고도 카리스마 넘치는 분위기를 전달하는 게 포인트인데, 여기서 20년차 관록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멤버 모두 30대 후반의 나이다. 이제 '격한 안무'는 힘들지 않는냐고 하자 "왜, 힘들 거라 생각하나"며 오히려 반문하며 웃었다. 이민우는 "예전에는 '칼군무' 위주였다. 앨범을 낼수록 저희 색깔에 맞는 옷을 입다 보니 과도한 동작들은 빼게 된다"며 "정적인 동작 또는 다른 댄서들과 어우러지는 안무가 더 신화답다고 생각했다. 지난 정규 11집 타이틀곡 '디스 러브' 역시 힘을 뺀 것이 주효했고, 이러한 저희 안무 역시 우리만의 색깔이 될 것"이라 자부했다.

신화가 새롭게 택한 '터치'의 퓨처 베이스는 세계적으로 볼 때 유행하는 장르다. 그러나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이 장르를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팀은 드물다. 멜로디 라인보다 사운드의 질감 등 편곡 위주로 음악적 재미를 찾는 장르이기 때문에 이를 대중적으로 표현하기엔 여러 제한이 따른다. 에릭은 "처음엔 이 노래를 두고 멤버들 의견이 엇갈렸는데 기존의 대중가요 스타일을 버리더라도 우리가 맞다고 생각하는 포맷으로 가자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앨범의 갯수가 늘어나고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서로에 대한 가능성은 배로 커졌다. 신혜성은 "'마른오징어도 짜면 물이 나온다'는 말처럼 앨범 디렉팅을 보는 민우와 에릭은 끝까지 많은 걸 요구한다"며 "물론 앨범 작업은 힘들지만 그런 과정을 거쳐서 나온 곡 중 결과적으로 나쁜 것은 없었다"고 했다. 이민우는 곡을 선별하고 파트를 배분하는 과정에서도 멤버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걸 염두에 두고 그것을 매칭시키는 역할을 맡았다.

무려 20년을 버텨올 수 있었던 건 더 강해진 서로간의 '믿음'이다. 맏형인 에릭은 "중년이 된 선배 배우들을 보면 신뢰감을 주는 분들이 많다"며 "우리도 음악 등 활동 면에서 누군가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그룹이 되려고 고민하고, 말과 행동이 어긋나지 않도록 노력하려 한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동료 1세대 아이돌 그룹들이 연이어 해체하고 복귀를 반복한데 반해, 신화는 믿음 하나로 팀을 지켜왔다. 신화는 상표권 문제 등으로 법정 분쟁을 치른 뒤 자신만의 레이블인 신화컴퍼니를 세워 자리를 잡은 사례다. 에릭은 상표권 문제 등으로 최근 성장통을 겪고 있는 후배 그룹 비스트에 "멤버들이 한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신혜성은 "멤버들끼리 생각이 다르면 무슨 문제든 해결하기 어렵다"며 "멤버들끼리 커뮤니케이션을 해야한다. 그것이 그룹의 장점"이라고 전했다.

신화는 새 앨범 발매를 계기로 여러 예능에도 모습을 내비친다. 인터넷 예능프로그램을 자체 기획하고 제작해 내달부터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내보낼 계획이다. 2013년 방송된 JTBC '신화방송'보다 더 자유롭다고 멤버들은 귀띔했다. 앤디는 "MT콘셉트가 될 것 같다. 대본이 없어 멤버들이 편하게 노는 모습이 자유롭게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 신혜성이 아닌 정필교, 전진이 아닌 박충재 등 신화 멤버들의 '민낯'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멤버들은 목표를 다시 한 번 힘주어 강조했다. "새로운 시도를 해 나간 게 팀이 여태 유지될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싶습니다. 팀 이름인 신화처럼 계속 신화를 써 나갈 수 있는 그룹으로 남고 싶습니다. 체력 걱정은 전혀 없습니다. 우린 한국 최장수 댄스그룹 신화입니다.(웃음)"

hero1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