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는 전통적으로 투수 왕국이다.
사이영상 투수만도 초대 수상자인 돈 뉴컴을 시작으로 돈 드라이스데일, 샌디 쿠팩스, 마이크 마샬, 페르난도 발렌수엘라, 오렐 허샤이저, 에릭 가니에, 그리고 지금의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까지 무려 8명이나 된다. 다저스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오래되고 체계적인 팜시스템을 운영하며 수많은 유망주들을 발굴해 왔다. 중남미와 동아시아 지역 유망주 스카우트에도 앞장 선 팀이 다저스다. 아시아 출신으로는 박찬호가 대표적인 스카우트 성공 사례다. 다저스가 오랫동안 탄탄한 투수진을 보유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선진적인 팜시스템과 전 세계에 걸친 스카우트 활동 덕분이다.
올시즌에도 다저스는 유망주 투수들이 대거 스프링캠프에 참가한다. 지난해 빅리그에 데뷔한 훌리오 유리아스, 호세 데 레온, 브록 스튜어트 등이 선발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유망주들이다. 유리아스는 지난 시즌 18경기에서 77이닝을 던지며 5승2패, 평균자책점 3.39를 올려 사실상 선발 한 자리를 차지했다. 커쇼와 리치 힐, 마에다 겐타에 이어 4선발로 평가받는 상황이다.
레온 역시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4경기에서 17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6.35를 마크, 가능성을 나타냈다. 여기에 또 한 명의 유망주가 이번 시즌 선발 합류를 목표로 하고 있다. 26세의 오른손 투수 브록 스튜어트다. 그는 지난해 데뷔해 7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5.79를 기록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2승을 거뒀고, 월드시리즈 우승팀 시카고 컵스전에서는 5이닝 2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기도 했다. 직구 평균 구속은 93.2마일(150㎞)이며,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구사하는 정통파 스타일이다.
다저스 소식을 전하는 다저 블루는 2일(한국시각) 스튜어트의 선발진 합류 가능성을 전망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다저 블루는 '다저스는 지난해 수술 후 회복중인 류현진과 브랜든 맥카시 없이도 두터운 투수진을 자랑했다'면서 '두 선수가 빅리그 복귀전을 치른 뒤에도 다시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다저스는 팀 역사상 최다 타이인 31명의 투수를 써야만 했다'며 유망주 투수로 평가받는 스튜어트에 주목했다.
지난해 싱글A에서 시즌을 시작한 스튜어트는 더블A와 트리플A를 거쳐 6월 30일 메이저리그에 올라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렀고, 이후 마이너리그를 다녀온 뒤 8월 빅리그로 재승격 선발 테스트를 받았다.
스튜어트는 LA의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빅리그 캠프 참가를 희망하고 있다. 작년에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지만, 올해는 빅리그 선발진에 합류하기 위해 지금도 확실하게 준비를 하고 있다. 흥미로운 경쟁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다저 블루에 따르면 스튜어트는 잠재력이 풍부한 만큼 트레이드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다저스가 미네소타 트윈스의 거포 2루수 브라이언 도저를 영입하기 위해 레온과 스튜어트를 내줄 수도 있다는 보도가 최근 있었다. 미네소타는 스튜어트를 오랫동안 관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스튜어트는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 9승4패, 평균자책점 1.79를 올렸고, 트리플A에서만 9경기에 나가 4승, 평균자책점 2.49로 눈부신 피칭을 했다.
다저스는 오는 2월 중순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한 자리만 확정하면 5인 로테이션을 완성한다. 후보로는 스튜어트를 포함해 레온, 로스 스트리플링 등 유망주들과 류현진, 맥카시, 알렉스 우드 등 부상 경력이 있는 투수들이다. 어림잡아 6명 정도가 5선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다저스는 야수진 보강을 위해 선발 후보들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