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K-POP(팝)'와 마찬가지로 'K-MOVIE(무비)'의 위상도 많이 올랐다. 북미나 유럽에서는 최근들어 역동적인 한국의 영화시장을 주목하는 경우가 많다.
내한했던 할리우드 감독들도 한국영화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말을 자주 했다. 할리우드의 인기감독이자 제작자 JJ 에이브럼스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로 내한해 "한국 영화는 매우 훌륭하고 강인한 힘이 있다. 한국 영화를 자주 보는 편인데 영감과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고 말한 바 있다.
할리우드 스타들은 대부분 아시아투어를 할때 일본에서 한국을 뛰어넘고 중국으로 건너가던 일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국의 반드시 거쳐야하는 필수코스가 됐다. 그만큼 세계속에서도 한국영화의 위상이 올라갔다는 의미다. 그래서인지 한국영화에 출연하는 외국배우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배우 송강호가 주연을 맡은 영화 '택시운전사'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세계에 알린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우연히 돕게 된 택시 기사 김사복의 실화를 그린 영화다. 송강호는 이 작품에서 택시 운전사 만섭 역을 맡았다. 그리고 외신기자 피터 역은 독일배우 토마스 크레취만(Thomas Kretschmann)이 맡았다.
크레취만은 아직 우리에게 생소하지만 얼굴을 보면 낯익은 느낌이 든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작품성 높은 영화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독일출신인 그는 '스탈린그라드''여왕 마고''스탕달 신드롬''U-571' '피아니스트'등 작품성 높은 영화에 출연했다. 또 할리우드로 무대를 옮겨서는 '레지던트이블5:최후의 심판'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 '원티드'와 서울이 배경으로 등장한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마스터'에는 벤자민이라는 필리핀 마닐라 시장이 등장한다. 이 배역을 연기한 배우는 전 필리핀 마카티 시장이자 현 국회의원인 몬저 델 로사리오(MONSOUR DEL ROSARIO)다. 필리핀 최초의 태권도 국가대표로도 활동한 로사리오는 영화배우에서 정치인이 된 경우다.
이병헌은 로사리오에 대해 "로사리오는 한국에 애정이 많은 분이다. 88 서울 올림픽때 한국에 와 한국 태권도 선수 이름도 기억하더라"며 "키도 크고 정말 잘생긴 분이었다. 자신이 출연한 영화 사진을 지금도 나에게 메시지로 보내주며 자랑한다"고 웃었다.
지난 14일 개봉했던 영화 '목숨 건 연애'에는 대만 배우 진백림이 출연했다. 진백림은 '연애의 조건'으로 스타덤에 올라 중화권 톱스타로 떠오른 배우. 청룽(성룡)과 권상우가 출연했던 '차이니즈 조디악'에도 등장했고 손예진과 '나쁜놈은 죽는다'에서 호흡을 맞추며 한국과는 인연이 깊다. '수상한 그녀'의 중국판 리메이크작 '20세여 다시 한번'에서도 주연을 맡았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하지원과 호흡을 맞춰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미 올해도 할리우드 배우 리암 니슨이 한국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맥아더 장군 역할로 출연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또 '곡성'에서는 일본의 국민배우 쿠니무라 준이 출연해 외국인 최초로 '제 37회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때문에 다른 외국배우들이 청룡영화상 후보에 오르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한 영화 관계자는 "외국 배우들의 한국 영화 참여는 한국영화의 위상 뿐만 아니라 완성도까지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맹활약으로 두번째 청룡상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