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은 한국야구사에 또 하나의 의미를 새긴 해였다. 역대 최다인 8명의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빅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명암이 엇갈렸다. 오승환(세인트루이스)와 김현수(볼티모어)는 크게 웃었고, 류현진(LA다저스) 추신수(텍사스) 박병호(미네소타)는 부상과 부진때문에 눈물을 훔쳤다. 이대호(시애틀)는 플래툰시스템의 희생양이 됐고, 강정호(피츠버그)는 사건사고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오승환은 코리안 빅리거 중 가장 화려한 시즌을 보냈다. 한국과 일본의 최고 마무리투수에서 미국에서도 시즌 중반 이후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됐다 오승환은 셋업맨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꾸준히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다 기회가 왔다. 젊은 마무리 투수 트레버 로젠탈이 붕괴됐다. 대체 마무리투수로 오승환이 투입됐고, 오승환은 확실한 구위로 팬들과 코칭스태프, 구단관계자들을 사로잡았다. 올시즌 76경기에서 6승3패14홀드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를 기록했다. 이미 2017시즌에도 주전 마무리투수로 인정받은 상태다. 1+1 계약을 했는데 계약 연장은 당연하고 2017시즌 이후에는 천만달러 사나이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현수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마이너리그행을 종용받았다. 끝내 본인이 빅리그 잔류를 고집했고, 제한된 기회가 올때마다 이를 부여잡았다. 올시즌 타율 3할2리(305타수 92안타) 6홈런 22타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어깨수술 후 복귀를 노렸다. 하지만 통증 재발이 반복됐다. 지난 7월 8일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복귀전을 가졌지만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6실점했다. 이후 부상자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마운드에 다시 오르지 못했다. 현재로선 2017시즌도 불투명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추신수 역시 부상 때문에 한시즌 내내 고생했다. 올시즌 4차례나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48경기에서 타율 2할4푼2리, 7홈런17타점이 전부다.
가장 혼란스런 해를 보낸 이는 강정호다. 부상과 복귀, 화려한 컴백쇼 등 야구는 잘 했다. 타율 2할5푼5리, 21홈런 62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시카고 원정에서 성폭행 의혹으로 경찰조사를 받았고, 한국에 들어와서는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냈다. 운전자 바꿔치기까지 시도했다. 팬들의 비난이 빗발쳤고, 피츠버그 구단에서도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이대호는 기회가 너무 제한됐다. 띄엄 띄엄 경기에 나서다 보니 타격 컨디션을 유지하기 쉽지 않았다. 올시즌 타율 2할5푼3리에 14홈런49타점을 기록했다. 1년 계약이어서 2017년 어디서 뛸지를 놓고 고민중이다. 한미일 중 행선지가 정해지지 않았다.
박병호는 5월까지 9홈런을 때리며 파워를 과시했지만 5월 중순 이후 부진했다. 8월에는 오른손 중지 수술을 받았다. 타율 1할9푼1리, 12홈런 24타점이 전부다. 최지만(LA에인절스)은 부진끝에 마이너리그행이 잦았고, 방출통보를 받았지만 마이너리그에 남아 기량을 갈고 닦았다.
2017년 새롭게 빅리그행을 노리는 선수는 FA 황재균이 유일하다. 이대호가 메이저리그에 재차 도전하고 황재균까지 가세하면 2017년에는 최대 9명이 미국에서 활약하게 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