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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챌린저스 출범, 독립리그 기폭제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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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독립리그 베이스볼퍼스트리그의 효고 블루썬더스는 2003년 사와무라 수상자 이가와 게이가 연습생으로 입단했다고 지난 22일 발표했다. 한신 타이거즈의 에이스였던 이가와는 2003년 20승을 거두고 센트럴리그 다승왕, MVP, 사와무라상을 휩쓸었다. 2000년대 중반 일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였던 그는 2007년 뉴욕 양키스로 이적했다가, 2012년 일본에 복귀했다. 지난해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방출됐는데, 독립리그에서 재기를 모색하게 됐다. 한신의 특급 마무리 투수 후지카와 규지는 지난해 6월 메이저리그 도전을 중단하고 일본으로 돌아와 시코쿠아일랜드리그 소속팀 고치 파이팅독스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시즌 종료 후 친정팀 한신과 계약한 후지카와는 올시즌 43경기에 등판해 5승6패10홀드3세이브-평균자책점 4.60을 기록했다.

만년 B클래스팀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를 이번 시즌 3위로 이끈 알렉스 라미레스 감독도 독립리그와 인연이 있다. 요코하마 DeNA에서 프로선수 은퇴 후 독립리그팀 군마 다이아몬드페가수스에서 뛰었다. 한미일 야구를 모두 경험한 홀리오 프랑코는 일본 독립리그 구단 이시카와 밀리언스타즈 선수, 감독을 거쳐 롯데 자이언츠 타격코치가 됐다. 독립리그가 새로운 기회를 부여한 것이다.

국내에선 LG 트윈스 황목치승, kt 위즈 김종민, 한화 이글스 송주호가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를 통해 프로에 진출했다. 주축 선수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소속팀과 리그에서 존재감을 보여줬다. 연천 미라클에 잠시 적을 뒀던 투수 이케빈은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삼성 라이온즈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국내 독립구단의 존립 환경은 상당히 열악하다. 프로선수를 열망하는 자원은 많은데, 기회를 제공할 여건이 안 된다. 대다수 야구인들이 독립구단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재정적인 어려움이 앞을 가로막는다.

연천 미라클에 이어 두 번째 독립구단이 창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파주 챌린저스가 28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트라이아웃을 열었다. 61명(투수 25명, 포수 4명, 야수 32명 )의 선수가 참가해 입단 테스트를 받았다. 창단 작업에 참여한 우수창 독립리그추진위원장은 "당초 25명을 뽑을 예정이었는데, 인원수를 늘려야 할 것 같다. 선수들의 열정과 의욕이 대단하다"고 했다. 트라이아웃 참가 선수 중 15명은 프로를 경험했고, 나머지는 프로 진출을 꿈꾸는 아마추어 선수 출신이다.

파주 챌린저스는 내년 3월 창단을 계획하고 있다. 내년 1월 중순 준공 예정인 경기도 파주시 운정동에 위치한 익사이팅 챌린저스파크를 홈구장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재정자립이라는 난관을 넘어야 한다. 우선 가장 중요한 메인 스폰서가 정해지지 않았다. 우 위원장은 "팀 구성의 밑그림을 그리면서 후원 지자체, 기업을 물색하고 있다. 메인 스폰서가 정해지기 전까지는 선수가 일정액의 회비를 내는 형태로 운영할 예정이다"고 했다.

2014년 고양 원더스가 해체된 후 연천 미라클이 독립구단의 명맥을 이었다. 2015년 창단한 연천 미라클은 지난 2년간 경기도 연천군의 지원을 받았다. 내년에는 연천에 연고지를 두고 활동한다. 연천 미라클은 지난 2년간 5명의 프로선수를 배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내야수 윤국영이 NC 다이노스, 포수 조용성이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했다. 또 내야수 박세준이 일본 독립리그팀 시나노 그랜드세로우스 입단이 확정됐다.

파주 챌린저스 창단이 독립리그 출범을 위한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연천 미라클과 파주 챌린저스가 교류전을 통해 발판을 놓으면서, 추가 창단을 유도할 수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