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재난 여신'들이 올해 한국 극장가를 사로잡고 있다.
올해 한국 영화에서는 재난 영화가 큰 흥행을 했다. 좀비 블럭버스터 '부산행'은 1000만 관객을 넘어섰고 '터널'은 710만을 동원했다. 원전 블록버스터 '판도라'도 400만 관객을 동원했다. 이 가운데 영화 속 '홍일점' 여배우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 배우들은 극의 긴장감을 높여주는 동시에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정유미는 '부산행'에서 기차 안 사람들을 보살피는 성경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성경은 마동석이 연기한 상화 캐릭터의 아내이자 임신 중에 좀비 공격을 받게 되는 인물이다. 하지만 성경은 힘든 와중에도 따뜻함을 잃지 않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석우(공유)의 딸 수안을 끝까지 보살피는 인물이기도 하다.
배두나는 '터널'에서 남편의 사고에 의연하게 대처하는 강인한 아내를 연기했다. 극중 정수(하정우)의 아내 세현을 연기한 배두나는 터널 안에 갇힌 정수의 의지를 끝까지 지켜주고 마지막 결정까지 함께 하는 인물로 그려졌다. 특히 배두나는 많지 않은 대사 속에서도 특유의 감정 연기로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여 극찬 받기도 했다.
이 두배우는 두 작품 속 호연으로 제37회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후보로 나란히 오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판도라'에서 발전소 홍보관 직원 '연주' 역을 맡은 김주현은 재난 상황 속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며 피난민들을 이끄는 인물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신인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혼신의 열연을 펼치며 호평 받았다. 김주현은 버스 운전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직접 대형면허를 취득하고 실제 운전 실력을 발휘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최근 남초 현상으로 재난 영화에서도 남자 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면서도 "하지면 재난 영화에 꼭 필요한 따뜻한 감성을 심어주는 역할을 하는 여배우들은 필수적이다. 올해 영화들 중에서는 정유미 배두나와 김주현 등이 이런 역할을 확실히 해줘 영화의 성공에 큰 기여를 했다"고 설명했다.
재난 영화의 필수 요소인 '홍일점'에서 맹활약을 펼친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