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가 또 패했다. 이번에는 16점차의 여유있는 리드를 하고도 어이없는 실수와 집중력 부족으로 무릎을 꿇었다.
SK는 2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홈게임에서 라이벌인 서울 삼성에 66대71로 역전패를 당했다. 지난 11일 전주 KCC전부터 내리 6경기를 패한 SK는 7승16패를 마크, 공동 8위에서 9위로 추락했다.
이번 시즌 SK는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괴물 신인 최준용이 최근 부상을 당한데다 새로 들어오 외국인 포워드 제임스 싱글톤도 아직은 적응을 해야 한다. 이날 경기에서 싱글톤은 23분57초를 뛰며 10득점, 1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SK는 전반을 42-26으로 16점차나 앞선 채 마쳤다. 제공권과 외곽 공격에서 삼성을 완벽하게 압도했다. 싱글톤의 골밑 장악력과 데리코 화이트의 3점슛이 불을 뿜었다. 지역방어와 개인방어를 적절히 섞어가며 수비도 변칙적으로 운용해 효과를 얻었다. 삼성은 전반에만 9개의 턴오버를 범하는 등 SK의 수비에 고전했다.
그러나 3쿼터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조직력을 정비한 삼성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결정적인 턴오버가 3쿼터서만 3개가 나왔다. 쿼터 중반 삼성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임동섭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했고, 돌파와 몸싸움이 뛰어난 마이클 크레익에게 골밑에서 파울을 유도당해 연속 득점을 허용했다. 결국 3쿼터서 56-57로 역전을 허용했다.
삼성은 자신감이 붙었고, SK는 자신감과 집중력 모두 잃었다. 시소 게임이 이어지던 4쿼터 3분50초경 SK 화이트는 3점슛을 던지다 파울을 유도해 자유투 3개를 얻었다. 그러나 화이트는 한 개도 넣지 못했다. 삼성이 도망가는 기회를 잡은 것은 이때였다. 삼성은 문태영이 미들슛을 성공시킨데 이어 속공 찬스에서 공격 리바운드 후 득점을 올리며 63-58로 도망갔다. SK가 쿼터 7분32초 화이트가 골밑슛과 파울로 얻은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키며 64-65로 따라붙자 삼성은 종료 1분40초를 남기고 김태술이 중거리슛을 넣어 3점차로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이어 67-66으로 앞선 종료 35초전 삼성은 크레익이 자유투 2개를 모두 림안으로 성공시키며 다시 3점차로 도망갔다. 종료 8초를 남기고 SK는 김민섭이 던진 회심의 3점슛이 림을 맞고 튀어나오면서 패배가 확정됐다.
경기 후 문경은 감독은 "16점차에서 역전을 당해 무척 아쉽다. 성탄절을 맞아 홈에서 연패를 끊고 싶은 의지가 강했는데 3,4쿼터에서 턴오버가 몰려나오면서 역습의 기회를 줬다. 많이 아쉽다. 4쿼터에는 이지샷과 자유투 집중력이 좋지 않았다"면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문 감독은 "외국인 선수를 바꾸면서까지 분위기가 좋아지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오늘 비록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다. 늦은 감은 있지만 다행이다"면서 "싱글톤은 패스와 슈팅 타이밍, 트랜지션 등 좋은 경기력을 가지고 있다. 오늘 외곽슛을 한 번 시도해보라고 했는데 1개 들어갔다. 앞으로 더 늘려가면서 적응시킬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문 감독은 "연패가 길어지면서 자신감도 떨어진다. 후반에 자꾸 안좋은 모습이 나오는데 그래도 자신감을 많이 보여야 한다"면서 "1차 공격이 안되면 2차, 3차 공격까지 연결하는 연습을 통해 연패를 끊도록 하겠다"며 다시 한번 의지를 다졌다. 잠실학생체=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