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챔피언' 전북 현대는 그 동안 시즌이 끝나면 5~6명씩 선수들을 바꾸었다. 리그 우승 뒤 팀 리빌딩은 선수단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그러나 최강희 전북 감독(57)에게는 고민이었다. 새 얼굴들의 적응과 조직력 향상에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선수들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건 최 감독의 뚜렷한 축구철학 때문이었다. 최 감독이 창시해 K리그 명품 브랜드가 된 '닥치고 공격(닥공)'이다.
하지만 2017년을 위한 전북의 준비는 예년과 다르다. 한 차례 대형 폭풍우가 몰아친 뒤 조용하다. 전북은 지난 14일 울산 현대에 이종호 최규백 김창수를 내주고 중앙 수비수 이재성과 우측 풀백 이 용을 영입하는 3대2 메가톤급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스포츠조선 12월 14일자 단독 보도> 수비라인 재정비를 염두에 둔 트레이드였다. 이후 영입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이대로 끝일까. 최 감독이 보강을 원하는 자리는 남아 있을까.
수비라인 보강 측면으로 보면 왼쪽 풀백이 필요하다. 기존 왼쪽 풀백 자원에는 박원재 최재수 이주용 등 세 명이 버티고 있었다. 변화가 생겼다. 이주용은 상무에 입대했고 최재수는 짐을 쌌다. 지난 시즌 잦은 부상으로 K리그 12경기밖에 뛰지 못한 최재수는 전북과 계약만료 됐다. 전북도 재계약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다행히 박원재가 잔류를 택하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포지션 경쟁을 할 선수가 필요하다.
전북은 국내외 무대에서 좌측 풀백을 물색하고 있다. 최 감독이 원하는 풀백의 조건은 물샐 틈 없는 수비력은 기본이고 측면 공격수 못지 않은 공격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이 조건을 토대로 풀백 자원을 찾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국내에선 '닥공' DNA를 가진 자원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 전북 관계자의 설명이다.
해외로 눈을 돌려보자. 일각에선 국가대표 출신 김진수(호펜하임)의 K리그 유턴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절반이나 깎인 이적료가 무려 22억원이나 된다. 전북은 모기업 현대자동차의 내수 판매 부진으로 최소한의 투자를 계획 중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과 클럽월드컵 출전 상금으로 50억원 이상을 챙겼지만 소속팀 주전경쟁에서 밀려난 선수의 이적료로는 터무니없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