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28)의 선택은 결국 KIA 타이거즈였다. 그런데 왜 1년 계약을 택했을까.
KIA는 20일 양현종과의 FA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양 측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계약 기간 1년에 계약금 7억5000만원, 연봉 15억원 등 총액 22억5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1년 계약은 다소 파격적이다. 나이가 많은 선수들이 2년, 2+1년을 기간으로 정하고 FA 계약을 맺는 일은 자주 있지만, 양현종처럼 20대 젊은 선수, 그것도 '대어급'으로 평가받은 선수가 1년 계약을 맺는 일은 드물다.
결국 양 측의 의견차를 좁힐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당초 양현종은 해외 진출과 국내 잔류 2가지 경우의 수를 놓고 고민했다. 해외 진출은 메이저리그보다 일본쪽으로 기울었다. NPB의 복수 구단들로부터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 받았고, 이중 요코하마 구단은 2년 6억엔(약60억원)이라는 대형 계약서를 내밀었다.
일본의 제안을 뿌리치고 양현종은 국내 잔류를 택했다. 지난해 결혼해 아내와 딸이 있는 가장으로서 내린 결정이기도 하다.
그런데 잔류를 선언한 이후 KIA와의 협상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흘러 나왔다. 구단이 내밀 수 있는 액수와 양현종 측이 원하는 금액 차가 생각보다 컸다.
기준점이 분명했기 때문에 나온 의견차다. 차우찬이 삼성 라이온즈에서 LG 트윈스로 이적하면서 투수 FA 최고액(4년 95억원)에 도장을 찍었고, 같은 팀에서는 종전 최고액인 윤석민(4년 90억원)의 계약이 참고 사항이었다. 또 KIA가 영입한 외부 FA 최형우가 4년 총액 100억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맺었다는 것도 협상을 어렵게 만드는 부분이었다.
더군다나 KIA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많은 지출을 했다. 최형우를 영입했고, 또다른 내부 FA 나지완과도 4년 40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외국인 선수 3인방의 몸값도 무시할 수 없다. 헥터 노에시, 팻 딘, 로저 버나디나의 연봉 총액이 345만달러(약41억원)다. 양현종 측이 원하는 조건을 들어주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구단이 양현종에게 현재 재정적 상황에 대해 솔직히 터놓고 이야기 했고, 입장을 이해한 양현종이 받아들이기로 했다.
팀에 대한 애착도 무시할 수 없다. 광주 출신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자부심이 있었다. 양현종과 KIA의 계약이 난항을 겪으면서, 입질을 넣어보려는 타 구단들의 연락도 왔었지만 결국 선택은 친정팀이었다.
다만 1년 후에 대한 여지를 남겨뒀다. KIA는 1년 후 양현종이 해외 진출, 타 구단 이적도 할 수 있게끔 방출로 풀어주기로 했다. 이번에 불발된 해외 진출이 고려 사항일 수도 있고, KIA와 재계약을 할 수도 있다. 규정상 FA 계약은 안되지만, 자유로운 이적이 가능한 신분이다. 결국 양현종의 마음이 가는대로 열린 결말이 가능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