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라운드에 접어든 2016~2017 KCC 프로농구. 서울 SK가 흔들리고 있다. 루키 최준용(22·2m)이 부상을 당한 뒤 급전직하다.
최준용은 지난 11일 안양 KGC 인삼공사전에 무릎을 다쳤다. 블록슛을 시도하고 내려오는 과정에서 충격을 받았다. 검진 결과는 인대 부분 파열. 2~3주 결장이 불가피하다. 정상적인 경기력을 회복하려면 일주일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SK는 최준용이 부상 당한 날부터 최근 4연패다. 9위 전주 KCC(6승14패)와의 승차는 이제 0.5게임밖에 나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부상에다 루키 한 명이 빠지면서 급격히 흔들리는 모양새다.
흔들리는 건 SK만이 아니다. 신인왕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최준용은 6라운드까지 꾸준함만 보이며 무난히 신인왕 타이틀을 따낼 것으로 보였다. 부상 전까지 18경기에서 평균 30분을 뛰며 8.89득점, 7.9리바운드 2.3어시스트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했다. 타구단 루키들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인 성적이었다.
하지만 내년 1월 이후에나 돌아온다. 초순이 될지 중순이 될지 알 수 없다. 그렇다면 그 틈을 몇몇 루키들이 파고들 것이다. 인천 전자랜드 강상재, 전주 KCC 최승욱이 기회를 노리는 중이다.
강상재는 19일 현재 20경기에서 평균 19분19초를 뛰었다. 1라운드 초반 프로 적응에 애를 먹었으나 2라운드 중반부터 살아나 6.05득점, 3.6리바운드 0.9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그의 장점은 역시 슛이다. 지난달 30일 고양 오리온전에서 3점슛 3방을 포함해 17득점했고, 14일 울산 모비스전에서는 4쿼터에만 7점을 몰아넣으며 12득점을 기록했다.
다만 기복을 줄여야 한다. 두 자릿수 득점을 할 때와 한 자릿수 득점을 할 때 경기력 차이가 분명하다.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헌신한다고 하지만 평균 득점을 끌어올려야 한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도 "우리 팀 경기가 잘 풀리기 위해서는 강상재가 한 단계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인 드래프트 전체 12순위 출신 최승욱은 요즘 '제2의 신명호' 소리를 듣는다. 추승균 KCC 감독은 "수비와 리바운드를 잘 해준다. 궂은 일을 해주는 선수"라며 "대학 때부터 투지가 남다르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추 감독이 칭찬한 경기는 15일 고양 오리온전이다. 그는 1쿼터에만 5개의 리바운드를 따냈다. 수비에서는 앞선을 책임지며 부지런히 움직였다. KCC 관계자도 "5개의 리바운드가 없었으면 이기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최승욱은 이날 현재 평균 11분25초를 뛰며 2.79득점 1.6리바운드 0.6어시스트를 배달했다. 최준용은 물론 강상재에 비해 보잘 것 없는 수치다. 하지만 추 감독이 "앞으로 출전 시간을 늘려 키우겠다"고 공언했다. 야무진 플레이 스타일에 푹 빠졌다. 실제 15일 오리온전 26분15초, 17일 안양 KGC전 32분을 뛰며 주전 못지 않은 출전 시간을 보였다. 최승욱이 신인왕 레이스에서 대반전을 쓸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