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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양현종=타이거즈' 다른 선택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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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양현종=타이거즈'였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다. 자유롭게 다른 팀을 가도 누가 뭐라하지 않는다. 하지만 양현종이 KIA 타이거즈가 아닌 다른 유니폼을 입었다고 상상해본다면, 이는 정말 어색한 일이 될 듯 하다. 그만큼 양현종은 타이거즈의 상징이었고, KIA와 양현종은 서로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양현종이 KIA 잔류를 최종 확정했다. 양현종은 20일 KIA와 계약기간 1년, 총액 22억5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KIA에 남아 우승에 도전하고 싶다"던 스스로의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

양현종은 광주 동성고를 졸업하고 2007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1순위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지역 출신 좌완 유망주에게 KIA는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영광을 안기며 스타 만들기를 시작했다. 2007, 2008 시즌 1군 경험을 쌓은 양현종은 2009 시즌 12승5패를 기록,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타이거즈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후 2010년 16승(8패)을 기록하며 에이스 반열에 오르는 듯 했다.

시련도 있었다. 2011년 7승9패로 성적도 평범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부진하며 당시 팀을 이끌던 조범현 감독의 경질을 지켜봐야 했다. 2012 시즌에도 41이닝밖에 던지지 못하며 1승2패 평균자책점 5.05에 그쳤다.

그러나 2014 시즌 16승8패로 화려하게 부활하며 에이스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2015년 15승(6패). 평균자책점은 무려 2.44였다. FA 자격 획득을 앞둔 올해는 지독히 승운이 따르지 않아 10승12패에 그쳤지만, 200⅓이닝 투구 평균자책점 3.68이 양현종의 가치를 증명했다. 승수로 양현종의 역할을 평가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렇게 FA 자격을 얻었고, 오랜 꿈이던 해외 진출을 노렸다. 하지만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는 양현종에게 쉽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가 양현종에게 좋은 조건을 제시했지만, 양현종은 KIA를 떠날 수 없었다.

오해도 있었다. 최형우와 나지완 등 다른 FA 선수들, 그리고 헥터 노에시 등 외국인 선수에 큰 투자를 한 KIA는 양현종이 원하는 대형 계약을 체결해줄 여력이 없었다. KIA도 양현종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게 아니라, 해외에 나간다는 양현종의 메시지가 확실해보여 다른 선택을 했다. 처음에는 간극을 좁히지 못하는 듯 했고, 양현종의 타구단 입단 가능성까지 제기됐지만, 1년이든 4년이든 양현종은 결국 KIA 잔류를 선택했다. 양현종은 "내 자신을 KIA타이거즈와 나눠 생각해본 적이 없다. 해외리그 도전이 아니라면 당연히 KIA에 남을 거라 마음 먹었고, 여러 가지 조건을 검토해 1년 계약을 맺었다"면서 "내 결정을 믿고 따라준 아내에게 미안하면서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 동안 팬 여러분들께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게 생각하며, 착실하게 몸을 만들어 올 해보다 더욱 강력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