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미우새'는 한혜진을 놓아 줄 수 없다.
현역 축구선수인 기성용의 아내이자 딸 시온의 엄마인 한혜진이 '미우새'의 마지막 녹화를 끝내고 영국으로 향했다. '미우새' 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내년 5월에 한혜진이 돌아오는대로 재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체 여성 진행자는 없다. 그가 없는 동안 신동엽과 서장훈, 그리고 게스트가 '어머니'들을 맞이할 계획이다.
'미우새'의 입장에서 한혜진에게 '언제든 돌아오라'며 무려 5개월 이상의 휴식권을 준 이유는 간단하다. 한혜진 만큼의 역할을 해낼 사람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우새'는 왜 한혜진을 놓아줄 수 없으며 한혜진은 왜 '미우새'에 최적화된 MC일까.
한혜진은 입이 아닌 귀로 진행한다. 훌륭한 리스너인 그는 어머니들의 말씀에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치거나 웃음을 터뜨린다. 여전히 방송이 익숙치 않은 어머니들은 한혜진의 부드러운 리액션이 스튜디오에 주는 그 안정감 때문에 비로소 속내를 꺼내놓는다. 또한. 전형적인 '아름다운 며느리 상'인 한혜진은 '실제 며느리'를 애타게 원하는 어머니들의 정 가운데 앉아 '엄마'들의 심리를 조용하게 파고든다. 때로 어머니들을 옹호하거나 대변하면서, 꼭 필요한 말씀은 나지막한 질문으로 들어내는 모습.
PD의 입장에서 신동엽의 짓궂은 장난이나 서장훈의 따끔한 도발은 필수적이지만 한혜진이라는 '냉각수'가 없었다면 '남의 엄마'와 '우리 아들'의 노총각 일상을 함께 봐야하는 '미우새' 스튜디오는 과열되고 말았을 지 모른다. 마치 남편인 기성용이 미드필드에서 동료들은 물론 경기 전체를 지배하듯, 한혜진 역시 '골 찬스'는 신동엽과 어머니들에게 넘기며 본인은 전체적인 분위기를 어루만지고 있는 셈이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이자, 토크 방송이면서도, 관찰 예능에 '육아'예능이기도 한 '미우새'는 파일럿으로 시작해 1회부터 5회까지 방영된 현재까지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11%(닐슨코리아 전국기준) 벽도 뚫을 기세. 손쉽게 금요일 예능 왕좌를 차지한 '미우새'가 한혜진의 부재를 슬기롭게 해쳐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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