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이 선수를 만든다. 그리고 팀을 강하게 만든다.
야구는 팀 스포츠다. 그래서 개인 타이틀에 큰 가치를 두지 않는 이들도 있다. 팀 성적이 좋으면 개인 성적도 자연스레 따라오기 때문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개인 타이틀에 지나치게 집착하다 보면, 팀 케미스트리를 해칠 수 있다. 또 억지로 만든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어느 정도 주위 성적이 필요하다. 혼자만의 힘으로 타이틀을 따내기란 우승을 홀로 이끄는 것만큼 어렵다.
넥센 히어로즈는 그동안 꾸준히 타이틀을 수집해왔다. 특히 투수 타이틀의 가치를 크게 여겼다. 한현희가 2013~2014, 2년 연속 홀드왕을 차지했고, 현재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는 마무리 손승락은 넥센 소속이었던 2010년, 2013년, 2014년 3차례 세이브 1위를 기록했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이보근이 25개의 홀드로 리그 전체 1위에 올랐고, 마무리로 탈바꿈한 김세현은 세이브 1위(36개)로 변신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구단 최초로 투수 신인왕을 배출했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올해 신인왕 타이틀을 차지한 신재영은 2012년 서건창에 이어 넥센의 두번째 수상자다. 1군 데뷔 시즌에 15승을 거두며 토종 선발 고민을 덜게 해줬다.
투수 부문에서 꾸준히 타이틀 홀더가 나오는 것은 넥센 마운드를 강하게 만든 힘이다. 처음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2013년부터 넥센은 투수력보다 공격력이 강한 팀이었다. 때문에 마운드에 대한 과제를 늘 가지고 있었다.
이런 방식으로 불펜부터 시작해 선발까지 주축 투수들이 자리를 잡았다. 이보근과 김세현은 몇 년 전과 비교해 놀라운 성장 시즌을 보냈다. 선수들이 각자 맡은 역할로 타이틀 1위에 오르면서 자신감이 상승하고, 동기부여를 일으킨다. 결국 개인의 목표 의식을 건드려 전체가 탄탄해지는 셈이다.
넥센은 자체 육성에 중심을 두고 장기적으로 팀을 만드는 구단이다. 100억원 단위가 움직이는 올해 FA 시장도 그저 남의 일이다. 그러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결과를 만들어냈다. 타이틀 홀더 배출, 팀의 가치까지 함께 끌어올리는 가장 넥센다운 방법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