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 에티하드스타디움(영국 맨체스터)=조성준 통신원]폭넓은 활용 그리고 케빈 데 브라위너. 이 두가지 요소가 맨시티의 아스널전 승리 키워드였다.
맨시티는 18일 오후(현지시각)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7라운드 홈경기에서 2대1로 승리했다. 첫 골을 내줬지만 후반 들어 2골을 넣으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던 에티하드스타디움 현지에서 경기를 분석했다.
▶전반전만 승리한 아스널
전반전 아스널은 상당히 효율적인 축구를 펼쳤다. 맨시티는 점유율 극대화를 중시한다. 때문에 아스널은 먼저 수비에 집중했다. 알렉시스 산체스를 원톱으로 세웠다. 빠르고 간결한 공격 방법을 택했다. 그리고 전반 5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리는 데에 성공했다. 산체스가 내려와서 볼을 받을 때였다. 순간적으로 빈 공간이 생겼다. 시어 월콧이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산체스의 좋은 패스가 월콧에게 연결됐다. 바로 아스날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지극히 간결하지만 효율적인 공격 방법이었다. 센터백은 볼을 점유하기보다는 빠르고 쉽게 미드필더에게 전달했다. 미드필더들 역시 간결한 패스로 전진 패스를 중점에 두었다. 그리고 알렉스 이워비, 메수트 외질, 월콧, 산체스도 짧은 2대1 패스로 측면과 뒷공간을 노렸다.
반면 맨시티는 세르히오 아게로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제로톱 전술을 선택했다. 전반 내내 아스날의 수비에 고전했다. 라힘 스털링, 다비드 실바, 케빈 데 브라위너, 르로이 사네로 이어지는 조합은 훌륭했다. 끊임 없이 볼을 점유하고, 빠른 반대 전환을 가져갔다.
문제는 이러한 점유가 결정적인 슈팅까지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맨시티는 페널티 박스 안과 근처에서 짧은 패스를 반복하며 보다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 내려 했다. 그러다보니 공격의 템포는 루즈해질 수 밖에 없었다. 중거리 슈팅 또한 많지 않았다. 볼만 질질 끌 뿐이었다.
▶경기장을 폭넓게 활용하라
후반 2분 맨시티는 동점골을 넣었다. 사네가 다비드 실바의 패스를 받아 골을 넣었다. 반전의 신호탄이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선수들을 향해 손을 양쪽으로 넓게 펴 보였다. 경기장을 넓게 쓰라는 지시였다. 양쪽 풀백인 가엘 클리시와 바카리 사냐가 좌우로 벌렸다. 끊임없는 오버래핑으로 공간을 열었다. 좌우전환도 손쉽게 해냈다. 앞선에 있는 사네와 스털링이 안쪽으로 침투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아스널은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맨시티의 공간 활용을 막지 못했다. 볼을 따라다니기에 급급했다. 날카로운 역습을 시도해 분위기를 바꿨어야 했다. 그런 시도조차 할 수 없었다. 시간이 갈수록 궁지에 몰렸다.
▶케빈 데 브라위너
결정타는 데 브라위너가 날렸다. 이날 맨시티의 중심 다비드 실바는 다소 부진했다. 대신 데 브라위너가 펄펄 날았다. 후반 26분 데 브라위너의 발 끝에서 역전골이 터졌다. 데 브라위너는 왼쪽 측면에서 드로인을 받았다. 등진 상태에서 반대편 측면으로 날카로운 패스를 올렸다. 정확한 패스였다. 볼을 잡은 스털링은 수비수를 제친 뒤 슈팅, 골을 넣었다. 데 브라위너의 패스 덕분이었다.
이 날 데 브라위너의 활약상은 대단했다. 후반 17분 날카로운 패스로 사네에게 일대일 찬스를 만들어줬다. 32분에는 직접 페널티지역을 파고든 뒤 골대를 때리는 슈팅을 날렸다. 제로톱에 적합한 모습을 보였다. 윙이나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는 좌우로 벌려주거나 뒷공간을 노리는 패스를 뿌렸다. 일대일 상황에서는 자신감있게 드리블을 쳤다. 최전방에서는 포스트플레이까지 선보였다. 역전승의 실질적 주인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