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의 옥석 가리기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19세 이하(U-19) 대표팀은 지난 11일부터 제주 서귀포에서 소집훈련을 하고 있다. 내년 5월 국내에서 열릴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 나설 최종 엔트리 선발을 위한 평가 과정이다. 신 감독은 35명의 선수를 불렀다. 월드컵 최종 엔트리는 21명이다.
소집 초반 훈련 프로그램은 회복에 중점을 뒀다. 이후 점점 강도를 높였다. 16일엔 자체 경기를 했다. 하지만 서막에 불과하다. 이번 소집훈련의 진수는 프로팀과의 연습경기다.
신태용호는 19~20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부산 아이파크와 두 차례 연습경기를 펼친다. 연습과 실전은 하늘과 땅 차이다. 더욱이 상대는 U-19 선수들보다 경험과 기량이 월등한 프로 선수들이다.
신 감독이 부산에 먼저 연습경기 요청을 했다. 전력이 강한 팀과의 경기를 통해 U-19 대표팀의 현주소를 명확히 파악하기 위함이었다.
부산과의 연습경기. 포인트는 신 감독의 전술이다. 신 감독은 공격을 강조하는 지도자다. 두 수 위 전력을 갖춘 부산을 상대로도 공격적인 전술을 구사할 공산이 크다. 신 감독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본선에서도 특유의 공격축구로 인상적인 경기를 선보였다. 신태용호는 당시 본선 조별리그 C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한국이 올림픽 본선 조별리그에서 조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때가 최초였다.
신 감독은 선수들에게 많은 움직임과 짧은 패스를 통한 연계 플레이를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상당 수준의 팀워크를 필요로 하는 전술이다. 짧은 소집기간을 감안하면 제대로 구현될지 미지수다. 하지만 선수들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다. 신태용호의 축구에 맞는 플레이를 선보여야 최종 선발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특히 프로 선수들을 상대로 공격적인 경기를 펼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바로 여기에 신 감독의 노림수도 숨어있다. 신 감독은 평소 선수들에게 '깡'을 강조해왔다. 큰 무대에서 어떤 상대를 만나도 주눅들지 않는 자세를 요구한다. 부산전을 통해 누가 저돌적으로 자신의 기량을 펼치는지, 또 얼마나 팀에 헌신하는지 확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가지 더. 이승우 백승호 장결희 등 '바르셀로나 삼총사'는 팀 일정상 서귀포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 다음달 16일 예정인 포르투갈 전지훈련에 합류할 전망이다. 어떤 선수가 바르셀로나 삼총사와 주전경쟁을 펼치게 될지도 관심사다. 신 감독은 U-19 대표팀을 잡은 후 줄곧 무한경쟁을 외쳤다. 경쟁을 통해 팀 전력을 극대화시키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신태용호는 부산과의 연습경기를 하고 21~22일 광운대와 두 차례 연습경기 후 해산한다. 다음달 16일부터 포르투갈 전지훈련을 한 뒤 2017년 3월 JS컵을 통해 최종 모의고사를 치른다. 그리고 4월 월드컵을 위한 최종 소집을 한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