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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찬. 장원준의 '꽃길'을 따라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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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찬이 장원준처럼 '신의 한수'가 될 수 있을까.

차우찬이 LG유니폼을 입으면서 FA 대박 행렬에 합류했다. 4년간 95억원의 역대 투수 최고액 계약으로 삼성에서 LG로 옮겼다.

그의 행보는 공교롭게도 두산맨 장원준과 비슷하다. 좌완 투수로 대중에게 크게 실력을 인정받지는 못했지만 거액 계약을 한 것이나, 원 소속구단의 제시액보다 적은 액수로 팀을 옮긴 미스터리를 안고있는 점 등이 그렇다.

장원준은 롯데의 적자였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2004년 롯데에 입단해 꾸준히 성장했다. 아무도 못치는 언히터블 피칭을 하다가 갑자기 일찍 무너지는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지만 해가 갈수록 안정감을 찾았다. 입단 5년째였던 2008년부터 두자릿수 승리를 챙긴 장원준은 군입대 직전 시즌인 2011년 15승6패에 평균자책점 3.14의 훌륭한 성적을 남겼다. 2011시즌이 끝난 뒤 FA가 됐다. 통산 85승77패 2홀드, 평균자책점 4.18의 성적. 두산과 4년간 84억원이라는 당시 FA 투수 최고액 계약을 했다. 86억원의 최 정에 이은 FA 최고액 계약 2위 기록. 당시 원 소속구단인 롯데가 88억원을 제시했는데 그보다 적은 액수로 계약하며 팬들의 궁금증을 일으켰다. 특히 장원준의 경우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봉중근 등 왼손 에이스들이 많아 상대적으로 에이스의 이미지가 약했기에 84억원의 큰 계약이 팬들에겐 오버페이로 비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장원준은 두산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끌며 팬들로부터 '신의 한수'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는 정규시즌에서 꾸준히 등판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강한 모습으로 두산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지난해 30경기서 169⅔이닝을 던지면서 12승12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했고, 올시즌엔 27경기서 168이닝을 던져 15승6패,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했다.

차우찬은 2006년 삼성에 입단했다. 초반엔 불펜 투수로 활약했었고, 2009년부터 선발과 중간을 오가면서 삼성의 주축 투수로 올라서기 시작했다. 2010년 처음으로 10승 고지에 올랐고 2011년엔 풀타임 선발로 다시 10승에 올랐다. 2012년 부진으로 6승에 그친 차우찬은 2013년엔 선발과 중간을 맡으며 10승을 거뒀고, 2014년엔 불펜이 약한 팀 사정상 중간투수로만 69경기에 출전하며 팀의 우승에 도움을 줬다. 2015년부터 다시 선발로 돌았다. 13승7패에 평균자책점 4.79를 기록한 차우찬은 194개의 탈삼진으로 1위에 오르기도했다. 올해는 12승6패, 평균자책점 4.73을 기록했다.

통산 70승48패 1세이브, 32홀드를 기록했다. 다른 스타급 왼손 투수에 비하면 성적이 그리 좋지 못한 편이다. 하지만 차우찬은 이번 FA 시장에서 95억이라는 역대 투수 최고액에 계약을 했다. 최형우(100억원)와 박석민(96억원)에 이어 역대 FA최고액 3위 기록이다. 김광현이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4년간 85억원에 계약했으니 '건강한' 차우찬이 김광현을 이긴 셈이다.

차우찬은 특히 삼성에서 100억원+α에 2년 뒤 해외진출의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지만 차우찬은 이보다 적은 액수를 부른 LG로 옮겼다. 장원준과 차우찬은 둘 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팀을 택했다.

차우찬으로선 잠실구장이 특히 매력적이다. 차우찬은 피홈런이 많은 편에 속하는 투수다. 지난해엔 31경기서 28개의 홈런을 맞기도 했다. 아무래도 큰 잠실구장에선 홈런이나 장타에 대한 의식을 덜하고 던질 수 있다. 그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던질 수 있는 것. 결코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았지만 FA 초대박을 터뜨린 장원준과 차우찬. 차우찬이 앞으로 LG의 '신의 한수'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