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을 쫓기 위한 용도로 청소년들도 많이 마시는 에너지음료의 카페인 함량이 제품에 따라 최대 162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에너지음료는 한 캔의 카페인 함량이 하루 섭취권고량을 훌쩍 넘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이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판매되는 에너지음료 20개 제품을 대상으로 카페인 등 안전성, 열량 당류 등 영양성분 및 표시실태를 평가한 결과, 제품별 한 캔 당 카페인 함량은 최소 1.0㎎부터 최대 162.4㎎까지 천차만별이었다.
이중 삼성제약의 '야'(YA)의 카페인 함량이 162.4㎎으로 가장 높았는데, 만약 체중 50㎏ 청소년이 '야'를 한 캔 마시면 카페인 하루 최대 섭취권고량(125㎎)의 130%를 섭취하게 된다. 이는 캔커피(74㎎), 커피믹스(69㎎), 콜라(23㎎), 녹차(15㎎), 초콜릿(16㎎)보다도 월등히 많은 양이다.
카페인은 과다 섭취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하루 최대 섭취량을 정하여 섭취량 조절을 권고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권고하는 하루 최대섭취량은 성인 400㎎, 임산부는 300㎎, 어린이 및 청소년은 체중 1㎏ 당 2.5㎎이다.
카페인이 가장 적게 들어있는 제품은 아세의 '과라나아구아나보카'(1.0㎎)였고, 20개의 평가 제품의 평균 카페인 함량은 58.1㎎이었다.
한국소비자원 측은 "최근 1년 이내에 에너지음료를 구매·음용한 경험이 있는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실시한 결과 46.7%의 소비자가 '카페인 과다 섭취'를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카페인은 커피·초콜릿 등 다양한 식품에도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과다 섭취하지 않도록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조업체도 카페인 함량을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당류의 경우, 20개 제품의 한 캔당 평균 당류 함량은 16.8g을 기록했다. 이중 당류(백설탕, 액상과당 등)만 첨가한 제품은 7개, 당류와 감미료(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 등)를 혼합한 제품은 8개, 감미료만 첨가한 제품은 5개였다. 그 가운데 특히 과라나아구아나보카, '메가포스과라나에너지드링크'(다인무역) 등 11개 제품(55%)이 하루 최대 섭취권고량의 40%인 20g 이상의 당류를 함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 일부 제품은 표시와 광고가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파워텐'(명문제약)은 총카페인 함량을 표시하지 않아 식품 등의 표시기준(식약처 고시 제2016-99호)에 부적합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XS크랜베리블라스트'(한국암웨이), '에너젠'(동아제약)은 영양성분(열량, 나트륨) 표시량이 측정값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에너젠은 홈페이지에 '집중력 강화, 피로회복 및 에너지 생성, 뇌 혈액 순환촉진, 스트레스 감소'라고 표시해 식품위생법 13조(허위표시 등의 금지) 1항의 과대광고에 해당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동아제약은 소비자원의 권고를 수용해 해당 내용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소비자원은 "소비자가 카페인 과다 섭취를 피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카페인 함량 확인 등 하루에 섭취하는 총카페인 양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특히 성장기 청소년들은 졸음을 쫓기 위해 에너지 음료를 찾는 일을 자제하고 반드시 하루 최대 섭취권고량 이하로 마셔야 한다"며 "카페인은 일시적인 각성 효과를 얻을 수는 있지만, 과다 섭취 시 불면증이나 신경과민 이뇨작용 촉진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숙면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늦은 저녁 시간에는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