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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학교체육 활성화, 그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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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체육을 참 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체육하겠다고 하면 혼났어요. 공부와 체육을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은 진정 없나요?"

300명이 모인 자리. 한 학생의 질문 속에 이날 포럼의 이유가 담겨 있었다. 엘리트와 생활체육이 하나가 된 통합체육회의 시대 개막, 전문 운동부 못지 않게 발전하고 있는 스포츠클럽, 뉴스포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의 도입 등 생활체육은 날이 갈수록 그 규모를 키우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속 스포츠는 여전히 '그들만의 리그'다.

결국 뿌리를 봐야 한다. 결론은 학교체육이다. 바로 서야 한다. 물론 학교체육도 많이 바뀌었다. 학교체육진흥법이 도입됐고, 야심차게 도입한 학교스포츠클럽은 이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여전히 운동장 대신 교실에만 머물러 있는 학생들이 절대 다수다. '학교체육 활성화', 그 해답을 찾기 위한 무대가 마련됐다.

7일 오후 2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대한체육회가 주최, 스포츠조선이 주관하고,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체육학회가 후원하는 '2016 학교체육진흥 포럼-대한민국 백년지대계, 학교체육 갈 길을 찾다' 포럼이 열렸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방성훈 스포츠조선 대표이사, 유동훈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이창섭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남상남 한국체육학회장 등 내빈들을 비롯해 장학사, 시도교육청 및 시도체육회 관계자, 학생, 교사 등 300여명이 모여 학교 체육 활성화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차광선 건국대 스포츠과학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포럼은 교육계, 학계, 언론계 등 총 16명의 패널들이 나서 학교체육 발전을 위한 제언, 토론, 질의응답을 했다. 첫 발은 손천택 인천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가 뗐다. 주제 발표자로 나선 손 교수는 그간 학교체육이 걸어온 길과 향후 나아가야 할 길을 운영체제, 시설, 프로그램, 지도자, 예산 등 5가지 차원에서 분석했다. 이후 3개의 세부 주제로 나누어져 발표와 지정토론 형식으로 펼쳐졌다.

첫번째 주제는 '학교스포츠클럽대회의 나아갈 길'이었다. 황교선 경기도교육청 장학관이 발제자로 나서 '학교스포츠클럽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표상 강일고 교감, 김택호 대구시교육청 장학사, 정재용 KBS기자가 지정토론자로 나서 학교스포츠클럽 발전을 위한 방안을 쏟아냈다. 정 기자는 "학교스포츠클럽은 이미 충분히 성장했다. 이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중심점을 만들어서 투명하게 해야한다. 학교체육연맹의 설립을 제안한다"고 주장하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두번째 주제는 '학교운동부 개선을 통한 학교체육 정상화의 길'이었다. 전용관 연세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교수는 스포츠선진국의 사례를 분석해 한국형 학교체육의 모형을 제시했다. 이후 김병식 한국체육대 레저스포츠학과 교수, 황선환 서울시립대 스포츠학과 교수, 김경수 공릉중학교 교사, 성문정 한국스포츠개발원 수석연구원, 김승기 인헌고 교사가 열띤 토론을 펼쳤다. 한국 교육제도에서 비롯된 구조적인 문제부터 현역 선생님이 밝힌 현실적인 문제까지, 때로는 발제자와 다른 의견이 토론장을 감쌌다. 변화가 필요한 기존 제도에 대한 성토도 쏟아졌다.

마지막으로 여학생체육 문제도 다뤘다. 오윤선 상명대 체육학과 교수가 '학교현장에서 찾는 여학생체육 활성화의 길'을 주제로 발표했다. 지정토론에서는 전선혜 중앙대 체육교육과 교수, 신보순 스포츠조선 부장, 이정미 가락고 교사가 여학생체육의 현실을 짚고 활성화 방안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나눴다. 미드림 프로그램 등 준비된 여러 대안에 대한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이루어졌다.

3시간 넘게 진행된 포럼이었지만 참석자들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한국스포츠의 뿌리인 학교체육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모두가 귀를 쫑긋 세웠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이번 포럼은 학교체육 분야의 전문성과 역량증진, 나아가 현안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며 "이번 포럼을 통해 얻어진 결과가 대한민국 스포츠 선진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학교체육 활성화, 흐릿했던 그 길이 조금씩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