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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낭만닥터', 그리고 한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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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올바른 정의, 뼈 있는 충고, 그리고 따뜻한 위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메시지를 '낭만닥터 김사부'와 한석규가 전하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강은경 극본, 유인식·박수진 연출) 10회에서는 6중 추돌 사고를 당한 최 감사(김준원)의 딸을 살리는 김사부(한석규)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거대 병원에서 내려온 최 감사는 김사부에게 근무 정지를 내렸지만 막상 생명이 위태로운 자신의 아이를 보자 흔들렸다.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했던 원칙이지만 아픈 딸을 바라보자니 갈등이 된 것. 자신의 아이를 수술할 사람이 김사부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알지만 그래도 최 감사는 "원칙은 원칙이니까요. 아무리 내 딸이지만 갑자기 방침을 바꿀 수 없는 거 아닙니까?"라고 울먹였다. 자식보다 병원 내 원칙을 지키려는 최 감사의 행동에 발끈한 김사부는 "이런 한심한 새끼. 오케이, 난 내일 할 테니까 넌 네 일 해. 네가 뭘 어쩌던 난 이 아이 수술해야겠으니까. 네가 아직 모르나 본데, 내 구역에서는 하나밖에 없어. 무슨 일이 있어도 살린다"며 자신의 신념을 밝혔다. 이게 바로 '낭만닥터 김사부'가 말하는 올바른 정의였다.

김사부의 결단으로 최 감사의 딸은 수술을 감행, 다행히 상태가 호전됐다. 이에 최 사부는 "제가 뭘 어떻게 해야 합니까? 어떤 대가를 바라고 아이를 치료해줬는지 모르겠지만. 말씀하세요. 나한테 원하는 게 뭡니까?"라며 호기를 부렸고 김사부는 "열심히 살아보려는 건 좋은데 우리 못나게 살지는 맙시다. 사람이 뭐 때문에 사는지 알고나 살아야 하지 않겠어요?"라고 말하며 뒤돌아 갔다. 그렇다. 열심히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의마저 저버린, 못나게 사는 인생과 세상을 향해 던진 김사부의 뼈 있는 충고다.

물론 따뜻한 위로도 잊지 않는 '낭만닥터 김사부'였다. 돌담병원으로 다시 돌아온 윤서정(서현진)이지만 교통사고로 갑자기 사망한 환자 때문에 다시금 충격에 빠졌다. 침통한 마음을 감출 길 없던 윤서정에게 김사부는 윤서정이 살린 환자를 보여주며 "의사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딱 한 가지 뿐이야. 환자를 통해서. 오로지 그거 하나뿐이다. 살고 죽는 문제까지 네가 책임지려고 하지 마. 넌 네가 배운 대로 최선을 다하면 돼. 거기에만 집중해"라며 위로를 건넸다. 환자를 살리지 못한 의사이기도 했지만 또 반대로 환자를 살린 의사이기도 했던 윤서정에게 가장 값진 의미, 가장 뭉클한 응원을 건넨 김사부였다.

이렇듯 '낭만닥터 김사부'는 한석규의 밀도 높은 연기를 통해 난세를 살고 있는 지금 우리의 허한 마음을 어루만졌다. 모두가 열심히 살지만 그 모든 이들이 잘살 수 없는 세상, 그럼에도 희망은 있다는 걸 보여준 '낭만닥터 김사부'와 한석규. 투박하지만 진심을 담은 이들의 메세지에 시청자의 사랑이 몰리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이치, 당연한 진리가 아닐까.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SBS '낭만닥터 김사부'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