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자유계약선수) 좌완투수 차우찬이 내년 시즌에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는다면?
이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지, 아니면 불발될 것인지 가려지려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 스포츠조선은 지난달 25일 LG가 차우찬 영입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아직까지는 이후 상황이 조용하다. LG와 차우찬 사이의 협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차우찬, 결정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확실한 팩트. LG는 차우찬 영입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했고, 필요성도 강조했다. 다만, 아직은 자신의 진로 선택 폭이 넓은 차우찬쪽에 협상의 무게 중심이 가 있다.
현재 국내팀들 중 차우찬을 원하는 팀은 많다. 하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유력한 후보는 원소속구단 삼성 라이온즈와 LG다. 최형우(KIA 타이거즈)를 놓친 삼성은 차우찬만큼은 어떻게든 지키고 싶어 한다. LG는 다른 경쟁팀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변수는 해외 진출이다. 차우찬측은 일본 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쪽 제안도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시각으로 9일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막을 내린다. 이게 종료돼야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차우찬에 대한 구체적인 영입 조건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차우찬측은 국내팀들의 제안과는 별개로 미국과 일본의 조건을 끝까지 검토한 후 신중한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때문에 LG쪽에 최종 답변까지 조금만 더 시간을 달라는 의사를 전했다고 한다. 차우찬이 어느 팀과 도장을 찍든, 아직은 1주일 정도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는 차우찬 뿐 아니라 양현종, 황재균 등에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만약 차우찬 온다면, '어메이징 4' 탄생
가정이지만, 만약 차우찬이 LG에 합류한다면 당연히 트윈스는 더 강해질 수 있다.
LG는 일찌감치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허프, 헨리 소사와 재계약을 마쳤다. '캡틴' 류제국도 있다. 스타일이 모두 다른 4명의 확실한 선발진이 갖춰진다. 허프는 구위, 제구 등 모든 걸 갖춘 1선발 후보. 소사는 우완으로 강속구가 돋보인다. 류제국은 속구보다는 커브나 체인지업으로 상대타자 타이밍을 빼았는 유형이다. 차우찬은 제구는 조금 불안하지만 보기 드문 좌완 파워피처다. LG는 이 4명이 있으면 좌-우-좌-우의 선발 로테이션으로 상대팀들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
올시즌 두산 베어스가 더스틴 니퍼트-장원준-마이클 보우덴-유희관으로 이어지는 '판타스틱 4' 선발진으로 우승을 차지했는데, 이에 버금가는 선발진 구성이다. '판타스틱 4'에 대적할 '어메이징 4'가 탄생할 수 있다.
여기에 협상중인 잠수함 투수 우규민까지 잔류한다면, LG는 최강 선발진을 완성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차우찬을 잡는다면 추가 투자가 필요한 우규민 잔류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LG가 협상력을 잘 발휘하면 최상의 시나리오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