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 웃었다. 제주와 울산은 아쉬움에 고개를 숙였다.
수원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2016년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승부차기 혈투 끝에 승리했다. 이로써 수원은 2010년 이후 6년 만에 4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수원의 우승이 확정된 순간, 제주와 울산은 고개를 숙였다. 이유가 있다. FA컵 우승팀에 주어지는 다음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 때문이다.
한국축구에 배정된 내년 ACL 진출권은 총 3.5장. FA컵에 1장, K리그 클래식에 2.5장이 걸려있다. 정규리그 성적에 따라 1위 서울과 2위 전북은 일찌감치 ACL 직행권을 거머쥐었다. 3위 제주는 0.5장을 챙기며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변수가 있었다. 서울의 '더블 챔피언'이다. 리그 최종전에서 역전 우승에 성공한 서울은 정상 등극과 동시에 다음 시즌 ACL 진출권도 품에 안았다. 만약 서울이 FA컵까지 정복하면 두 장의 직행권을 손에 쥔다. 이 경우 규정에 따라 리그 3위인 제주가 0.5장이 아닌 1장, 4위 울산이 0.5장을 차지한다. 반면 수원이 우승하면 ACL 티켓은 온전히 수원의 몫이다.
제주와 울산 입장에서는 서울의 우승을 두 손 모아 바랄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제주와 울산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1차전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당시 서울이 1대2로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었다. 2차전에서 격돌한 두 팀은 더욱 치열하게 맞섰다. 수원은 후반 10분 조나탄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지만, 아드리아노와 윤승원의 연속골을 앞세워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1, 2차전 합계 3-3 동률을 이룬 두 팀은 결국 연장전에 돌입했다. 그러나 승패는 쉽게 갈리지 않았다. 팽팽하게 마주한 두 팀은 승부차기에 돌입하며 끝장 승부를 펼쳤다. 결과는 수원의 10대9 승리. 수원의 우승이 확정된 순간 제주와 울산은 아쉬움을 남겼다.
상암=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