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개인으로서 행운이 따르고 복 받은 것 같다."
1일 전주에 위치한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이재성(24)의 표정이 밝았다. 전북은 지난달 26일(이하 한국시각) 알 아인(UAE)과의 2016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결승 2차전 원정경기에서 1대1로 비겼다. 1차전서 2대1로 승리했던 전북은 합계 3대2로 알 아인을 누르고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2014년 전북에서 프로 데뷔한 이재성은 이번 ACL 우승으로 입단 후 매년 우승을 경험했다. 데뷔 첫 해 2014년 K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2015년엔 리그 우승과 K리그 영플레이어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재성은 "입단 내내 우승해서 기쁘다. 선수 개인으로서 행운이 따르고 복 받은 것 같다. ACL 우승은 프런트, 선수, 팬들이 모두 원했던 것"이라며 "클럽월드컵 앞두고 있는데 아시아 대표로 나서기 때문에 좋은 결과 얻을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K리그를 넘어 아시아까지 제패한 이재성. 주가가 치솟았다. 이재성은 해외 진출 열망을 감추지 않았다. 이재성은 "지난해부터 이야기가 있었다. 그런데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며 "감독님과도 상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진출 가능성은 일축했다. 이재성은 "아직 축구 인생이 많이 남았다. 아시아 이적 보다는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싶다. 유럽진출 열망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전북 선수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1월 전북 유니폼을 입은 김보경(27)은 "전북에 오면서 K리그와 ACL 우승은 꼭 하고 싶었다. ACL에서 우승한 것은 큰 일"이라며 "전북에선 꾸준히 뛰면서 대표팀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승선도 했다. 올해 이룬 게 많다"고 했다.
김보경이 웃을 수 있는 이유, 한 가지 더 있다. 김보경은 4일 미모의 승무원 김혜란씨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김보경은 "결혼식이 다가와 프러포즈를 해야 하는데 일정이 안나와 고민을 했다"며 "지난달 30일 프러포즈를 했다. 여자친구는 내가 바쁘다보니 기대를 안 했다. 그런데 해주니까 매우 좋아했다"며 크게 웃었다.
김신욱(28)은 "내 인생에서 이렇게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구나라는 것을 느꼈다"며 "울산에서 득점왕을 했을 때와 전북에서 조금 잘 했을 때의 영입 제안 규모가 다르더라"라고 밝혔다. 이어 "나를 믿어주는 감독님과 단장님, 그리고 선수들과 훈련하는 것이 행복하다"며 "내 축구인생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ACL 두 번째 우승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전북에서 더 많은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주장 권순태(32)는 "아쉽게 K리그는 우승하지 못했지만 마지막에 간절한 목표를 이루고 선수단, 팬과 기쁨 나눌 수 있어 좋다"고 했다. 하지만 권순태는 클럽월드컵에 나서지 못한다. 그간 참아왔던 급성 정강이 피로골절 수술을 6일 받는다. 권순태는 "일단 대회 못 나가는 것은 아쉽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라면서도 "(동료들이)챔피언 자격으로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책임감 갖고 더 잘 하고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전주=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