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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ACL 우승 미디어데이]김신욱 "전북 이적, '신의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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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이적이 '신의 한 수'였다."

'진격의 거인' 김신욱(28)이 우여곡절의 시즌을 생애 두 번째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로 마무리한 소회를 밝혔다.

ACL 우승 이후 노란색에서 청록색으로 염색한 김신욱은 1일 전북 전주시 봉동에 위치한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전북 ACL 우승 미디어데이에서 "ACL에서 우승하니 협찬이 들어오더라. 공짜로 했다. 3시간 정도 걸렸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두 번째 ACL 우승컵에 입 맞춘 것에 대해 "가장 신기했던 것이 나는 리그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전북 선수들은 K리그를 네 차례나 우승했다. 그런데 내가 울산에서 맛본 ACL 우승과 바꾸자고 하더라. 그 정도로 전북은 ACL 우승에 목말라했던 팀이었다. 울산 때보다 기분이 더 좋았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 전북으로 둥지를 옮긴 김신욱은 '전북 브랜드 파워'를 절실히 느꼈다. 김신욱은 "전북에서 6개월을 보여줬는데 내 인생에서 이렇게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전북에서 뛰는 것은 엄청난 부담을 안고 있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울산에서 득점왕을 했을 때와 전북에서 조금 잘 했을 때의 영입 제안 규모가 다르더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신욱은 색다른 경험도 했다. 전북으로 팀을 옮긴 뒤 로페즈와 룸메이트가 됐다. 김신욱은 "로페즈가 룸메이트였다. 내 축구인생에서 외국인 선수와 한 방을 쓴 건 처음이다. 로페즈가 내가 편하다고 하더라.(웃음) 그래서 큰 침대를 로페즈에게 양보했다"며 웃었다.

김신욱은 전북 이적이 '신의 한 수'였다고 표현했다. 김신욱은 "나를 믿어주는 감독님과 단장님 그리고 선수들과 훈련하는 것이 행복하다"며 "내 축구인생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ACL 두 번째 우승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전북에서 더 많은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신욱은 인터뷰 도중 지나가던 이철근 단장을 보며 웃었다. 김신욱은 ACL 우승 직후 이 단장에게 "이적료(약 20억원 추산) 값은 다 한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 단장도 김신욱의 공로를 인정해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김신욱에게 2016년은 녹록지 않았다. 그는 "이적한 뒤 팀에 적응한다는게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 군사 훈련 이후 였다"고 말했다. 이어 "동계훈련을 못했다는 것이 뼈아팠다. 2015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쉬었다고 보면 된다. 24일 FC도쿄(일본)과의 ACL 1차전 직전 또 발목이 돌아가 3일을 쉬었다.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라운드를 밟으니 몸에 부하가 오더라"고 회상했다.

김신욱은 강도 높은 훈련으로 빠른 부활을 시도했다. 김신욱은 최강희 감독이 우려할 정도로 개인적으로 많은 훈련을 했다. 김신욱은 "감독님께서 직접 나에게 말씀하시지 않고 에이전트에게 '신욱이 훈련을 줄이라'고 돌려서 말씀하시더라. 나는 운동을 많이 해야 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몸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반기 활약은 스스로도 혹평했다. 심리적으로도 불안했다. 김신욱은 "다른 팀을 가야 하나. 올 시즌 연봉 공개될텐데 팬들에게 뭐라고 얘기해야 하나란 걱정이 컸다. 그런데 FC서울과의 ACL 4강 1차전을 4대1 이기고 '이정도면 됐다'고 생각했다. 후반기에는 내가 생각해도 잘 했다. 평균 80점은 된 것 같다"며 웃었다.

김신욱의 전성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김신욱은 "타깃형 스트라이커들은 30대 이후 전성기를 맞는다. 동국이형이 그런 케이스다. 시간이 흐르면서 더 잘한다. 이제 잘 보인다. 전성기로 가고 있는 것 같다. 그 시작을 전북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젠 다양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공격수가 됐다. 멀티 능력을 대표팀에서 뽐내고 싶은 열망을 드러냈다. 그는 "리그에선 앞으로 골을 넣어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대표팀에서도 골 욕심을 낼 것이다. 울산에서 역습, 전북에서 2선과의 조화를 배웠다. 대표팀에 적용시키겠다

두 번째 ACL 우승은 두 번째 클럽월드컵 출전으로 이어진다. 전북은 오는 11일 멕시코의 클럽 아메리카와 6강전을 치른다. 이 경기를 승리할 경우 세계적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와 맞붙는다. 김신욱은 "우리가 레알 마드리드를 생각하면 안된다고만 얘기하고 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아시아 팀은 클럽월드컵을 마음 편히 간다. 그러나 마음의 무장을 많이 해야 한다. 상대는 강팀이다. 다만 즐거운 분위기는 유지해야 한다. 레알 마드리드와 너무 맞붙고 싶다"고 했다.

전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