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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최형우는 100억원, 김광현은 85억원일까... FA발표액의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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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KIA)는 광주로 갔고, 김광현(SK)은 입던 유니폼을 더 입는다. '빅4' 중 둘의 행선지는 결정됐다. 이제 남은 FA대어는 양현종과 차우찬. 세간의 이목은 양현종과 차우찬의 해외진출 여부와 최형우(4년간 100억원)-김광현(4년간 85억원)의 몸값을 넘어설 수 있느냐에 쏠려 있다. 하지만 이미 돈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FA계약 발표액은 공신력을 잃었다.

최고 몸값기록을 깨면 화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거품 논란, 과잉 투자 논란으로 해당 구단과 선수 모두 난감한 상황이다. 구단 적자구조, 선수들의 기량대비 몸값 논란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왜 최형우는 100억원, 김광현은 85억원으로 발표했을까. 노림수가 있다.

100억원은 FA계약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고 있다. 언젠가는 무너지겠지만 처음으로 벽을 허문 이는 시선집중이다. 이미 수년전 발표액 기준으로 100억원에 육박하는 선수들이 속출했다. 2년전 SK 최정은 86억원에 잔류했고, 두산 장원준은 84억원 이적, 지난해 정우람과 김태균(이상 한화)은 나란히 84억원 계약소식을 알렸다.

선수들의 실수령액은 이미 100억원을 넘어섰다는 지적이 많았다. 발표액 축소, 인센티브(옵션 계약) 숨기기, 세금 대납 등 숨겨진 몸값 수준이 본계약의 10%를 넘어 30% 이상까지 치솟았다는 얘기가 나돈다.

KIA 타이거즈와 최형우는 딱 100억원에 맞춰 발표했다. 역대 최고액이자 역대 최초 100억원 선수라는 최고 대우 자존심. 여기에 지난해 NC 박석민이 96억원에 도장을 찍었기에 '반발짝' 더 나간 터라 부담도 덜했다.

29일 SK는 에이스 김광현과 4년간 85억원에 잔류계약을 했다는 보도자료를 돌렸다. 발표 직후 SK구단으로 미디어의 문의가 빗발쳤다는 후문이다. 발표액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었다. SK 구단은 김광현에 대해 최고대우를 수차례 공언한 바 있다. 최형우 발표액을 감안하면 100억원 이상의 액수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메이저리그 유턴파인 KIA 윤석민(90억원)보다 적은 액수였다. SK구단은 김광현의 팔꿈치 부상 때문이라며 이례적으로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다음달 5일 김광현이 일본에서 팔꿈치 정밀진단을 받게 되고 몸상태가 완전치 않기때문에 몸값이 낮아졌다는 뉘앙스였다.

하지만 왜 85억원이었을까. 역대 투수 FA최고액은 장원준과 정우람의 84억원이다. 윤석민의 경우 공식 FA계약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발표 당시 기준 투수 FA최고액. 프로야구 연감에 최고액 기록으로 남을 수 있고, 적어도 하루는 역대 투수 최고액으로 보도된다.

SK구단은 발표액 외에 적잖은 옵션계약이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옵션은 경기출전과 이닝별로 세분화 돼 있다. 김광현은 부상 정도에 따라 내년 출전에 지장을 받을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팔꿈치 수술도 할수 있다. 한 해를 통째를 쉬면 확정 계약은 자동적으로 3년 85억원이 된다. 김광현이 건강한 몸으로 4년간 마운드에 선다면 총액 기준 100억원을 훌쩍 넘길 것이 확실시 된다.

양현종과 차우찬은 해외진출 가능성이 남아있다. 최형우는 해외 오퍼를 받아보기 전에 조기계약을 했고, 김광현은 메디컬체크 통과여부가 불투명해 해외진출을 일찌감치 접었다.

양현종과 차우찬의 행선지는 현실적으로 메이저리그보다는 일본프로야구일 가능성이 높다. 양현종은 지난 29일 에이전시 관계자와 함께 일본으로 출국했다. 인사차 방문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예사롭지 않다. 차우찬 역시 시즌을 앞두고 일본프로야구 전문가와 에이전트 계약을 한 바 있다. 국내를 선택한다면 양현종은 KIA 잔류 우선, 차우찬은 삼성과 타팀 이적을 놓고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