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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 에이전트 다시 일본행, 결단의 시간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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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외부 FA(자유계약선수) 최형우와 4년간 총액 100억원에 계약을 마친 KIA 타이거즈 관계자는 '에이스' 양현종 얘기를 꺼냈다. KIA 관계자는 "양현종이 해외진출 의지가 강해 잡기 어려울 것 같다. 투수를 보강해야하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다. 우선 FA 시장에 남은 선수 중 최형우가 가장 좋은 선수라고 생각해 계약을 진행했다"고 했다. 외부 FA 최형우보다 급한 게 내부 FA 양현종과의 계약인데, 해외진출건이 걸려있어 먼저 최형우와 계약했다는 설명이었다.

구단 얘기대로 양현종은 해외진출쪽으로 기우는 걸까. 꼭 그런 분위기는 아닌 듯 하다. 해외진출을 모색하면서 KIA 잔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구단이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내년에도 KIA 에이스 양현종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양현종이 해외진출을 포기하다면, 이에 따른 합리적인 수준의 대우, 계약조건이 뒤따라야 한다.

KIA 구단이 팀에 남는다면 최고대우를 해주겠다고 공언했다고 해도, 그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구단은 선수 뜻을 존중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지키고 있다. 내년 시즌에 양현종이 정말 필요하다면,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

2년 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지만 실패. 당시에는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다. 구단이 수용할 수 있는 포스팅 금액이 나오지 않았다. 일본 프로야구 구단과 협상해보고 싶었는데, 구단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 2년간 양현종은 KBO리그 최고 투수다운 존재감을 보여주며, 해외진출이 가능하다는 걸 실력으로 입증했다.

2년 전과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FA 신분으로 메이저리그, 일본 프로야구 진출을 노려볼 수 있는 위치에 서 있다. 그런데 2년 전과 달리 반드시 해외 무대를 밟겠다는 생각보다,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 프로야구가 부상하고 있다. 최근 양현종측 에이전트가 일본으로 건너가 복수의 일본 구단 과계자를 만났다. 구체적인 협상이 진행된 것은 아니지만, 양현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수준급 좌완 선발 자원은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희소성이 있다. 양현종의 소속사 관계자는 "3개팀 이상이 관심을 보였다. 양현종 가족을 일본으로 초청해 구단 투어를 하겠다는 팀도 있었다"고 했다.

양현종측 에이전트는 이번주 일본에서 다시 일본팀 관계자들을 만난다. 이전보다 조금 더 구체적인 의견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양현종측 에이전트는 다음달 초 열리는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 참가할 예정이다. 현실적으로 해외진출로 진로가 정해진다면, 일본쪽이 더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양현종과 KIA, 모두 결단을 내려야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