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 전력분석관(36)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22일 신태용 A대표팀 코치가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다. 신 감독은 활발한 성격과 뛰어난 소통능력으로 그간 A대표팀 훈련 분위기를 주도했다.
신 감독이 떠난 빈 자리는 생각보다 크다. 앞으로 차 분석관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차 분석관은 지난달 27일 슈틸리케호에 승선했다. 이란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 4차전에서 0대1로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던 A대표팀의 반전카드였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차 분석관의 독일어 구사능력, 유럽 축구 경험과 지식에 높은 점수를 줬다. 특히 감독, 코칭스태프와 선수 간 가교 역할을 잘 해낼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차 분석관의 보직은 전력분석관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론 코치다. A대표팀 코치는 A급 라이선스를 요한다. 하지만 차 분석관은 유럽축구연맹(UEFA) B급 라이선스를 갖고 있다. 차 분석관이 코치가 아닌 전력분석관으로 A대표팀에 합류한 이유다. 이용수 기술위원장도 "솔직히 말해서 여러가지 코치로서의 일을 주문하고 싶은 게 내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차 분석관 합류 효과는 확실했다. 11일 캐나다 평가전(2대0 승)과 1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 5차전(2대1 승)을 마친 뒤 선수들은 입을 모아 '차두리 효과'를 치켜세웠다.
하지만 당시엔 신 감독이 함께 있었다. 선수단 내부의 중간 다리 역할. 이젠 차 분석관이 홀로 해내야 한다. 기술위는 내년 3월 전 외국인 수석코치를 선임할 계획이다. 때문에 차 분석관과 새 외국인 수석코치 간 호흡도 변수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신 감독은 "일단 차 분석관 성격이 좋다. 입담도 좋다. 사실 나보다 입담이 더 좋아 가교 역할을 더 잘 한다. 걱정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차 분석관이 코치 역할도 한다"며 "독일어까지 완벽하다. 그래서 다른 수석코치가 오더라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더 좋은 팀으로 거듭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믿음을 보였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