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기다려야 한다.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예우다."
결국 '적토마' 이병규(9번)의 선택 만이 남았다. LG 트윈스 구단은 이병규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따르기로 했고,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리기까지 끝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이병규와 LG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25일은 각 구단이 보류선수 명단을 제출해야 하는 날이다. 올해로 계약이 만료된 이병규와 그의 소속팀 LG가 결단을 내려야 하는 데드라인으로 받아들여졌다. 만약, 이병규가 다른 팀에서 뛰기를 원한다면 LG가 이병규를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하면 되기 때문이다. 실제 그동안 많은 팀과 선수들이 이 선을 놓고 은퇴냐, 팀을 떠나 다른 도전을 하느냐 결정을 내려왔었다. 올해는 옆집 두산 베어스가 베테랑 홍성흔과 비슷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하지만 이병규와 LG의 줄다리기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이병규와 LG의 특수한 관계 때문. LG는 대외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정확히 밝히고 있지 않다. "계속해서 이병규와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말할 뿐이다. LG는 조심스럽다. 자신들이 먼저 이병규에 대한 얘기를 꺼내면 이병규에게 은퇴를 압박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LG는 이병규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 시간을 충분히 주겠다는 방침이다. 25일이 넘어설 것 같으면, 이병규를 일단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시키겠다고 했다. 하지만 LG가 보류선수 명단에 이병규를 포함시킨다고 해도, 추후 선수 계약 제의를 할 확률은 사실상 0%다. LG가 바라는 시나리오는 딱 하나, 은퇴다. 이는 곧 이병규가 많이 생각해보고, 조언 등을 들은 후 스스로 명예로운 은퇴를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겠다는 의미다. LG는 이게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마지막 예우라고 생각한다.
다만, LG는 이병규가 선수로서 LG가 아닌 다른 팀에서의 도전을 결정한다면 무조건 돕겠다는 입장이다. 이병규가 25일 이전 타 구단 입단을 타진하는 도전을 한다면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할 수 있다. 또, 시간이 보류선수 명단 포함 후 이적 가능성이 생겨도 내년 1월 말 선수 등록일 이전 아무 조건 없이 자유계약 신분으로 만들어주겠다는 생각을 정리했다. 결국 중요한 건, 다른 구단에서 이병규 영입에 얼마나 관심이 있느냐가 중요하게 됐다. 이병규는 아직 그라운드를 누비고 싶어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