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오리온 김동욱(35·1m94)은 요즘 달라졌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출전 시간도 늘고, 평균 득점도 치솟았기 때문이다. 각 구단 사령탑들이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는 2016~2017시즌. 원주 동부에 김주성이 있다면 오리온에는 김동욱이 있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11년 전 프로에 뛰어 들어 이번 시즌 가장 빼어난 활약을 하고 있다.
김동욱은 21일 현재 11경기에서 평균 33분34초를 뛰었다. 매 경기 11.45득점을 넣었고, 4.7어시스트에 2.7리바운드를 잡았다. 그는 지난 20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전주 KCC와의 경기에서도 33분13초를 소화하며 14득점에 2어시스트 2리바운드를 잡았다. 전날(19일) 고양에서 열린 서울 SK전에서 36분50초를 소화, 지칠 법도 하지만 토종 선수 중 가장 오래 코트를 지켰다.
경기 후 추일승 감독은 이 점에 미안함을 드러냈다.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어 두루 기용하려고 했지만, (시소 게임이 계속되며) 결국 애런 헤인즈와 김동욱을 계쏙 내보냈다"는 것이다. 추 감독은 "이번 시즌 김동욱이 슛에 대한 자신감이 굉장히 많이 붙었다. 작년보다 집중력이 좋아졌다"며 "그동안은 슛이 아닌 '어시스트를 하는 선수'라는 인식이 강했다. 지금은 오픈 찬스에서 지체없이 올라간다"고 했다.
실제 그는 지난 시즌 평균 득점이 7.08점이다. 2014~2015시즌은 4.70득점, 2013~2014시즌은 8.42득점이다. 그러나 이번 시즌 평균 득점은 11.45점. 힘이 원체 좋은데다 2번(슈팅 가드)으로는 신장도 커 내외곽에서 상대를 압도하고 있다. 오리온 공격에서 아주 중요한 옵션이다.
김동욱도 "다른 팀 2번과 비교해 신장, 힘 차이가 나는 건 사실이다. 다만 내가 욕심 부려 무리하게 득점하기보다 동료들의 움직임을 살려 패스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슛 연습은 누구나 한다. 지금은 자신있게 던지고 있다. 머뭇머뭇 거리기보다 던질 때 자신있게 쏘자는 마음을 유지하는 게 평균 득점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베테랑이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보다 부담감이 적다. 감독님, 코치님들이 믿어주신다"며 "그런 믿음 속에 편하게 경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수비에서의 역할에 대해 "상대가 작고 빠르지만 경험을 살려 열심히 따라다니고 있다"며 "내 뒤에 이승현과 헤인즈 등 수비 센스 있는 선수들이 있다. 동료를 믿고 수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일 SK에 20점 앞서다가 따라 잡혔다. 나와 헤인즈가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KCC전에 앞서서는 헤인즈와 '더 집중하자'고 얘기했다. 단독 1위를 굳힐 수 있는 찬스라서 우리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전주실내체=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