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THE K2'에 '꽃중년' 조성하는 없었다.
지난 12일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THE K2'(연출 곽정환, 극본 장혁린)에서 대통령을 꿈꾸고 있는 야망에 가득 찬 무소속 대권후보 장세준을 연기한 조성하.
극중 장세준은 훤칠한 외모와 서민적, 개혁적 이미지로 대중에 강한 지지를 얻고 있는 무소속 대권후보로 국회의원들의 리더로 입지를 굳히며 대권을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대중에게 보여지는 이미지와 달리 그에게는 전혀 다른 얼굴이 존재했다. 딸 안나(윤아)와 아내(손태영)을 버렸고, 새 아내 최유진(송윤아)를 자신의 성공을 위해 이용하는 끝까지 타락한 부패한 정치인의 얼굴이다.
조성하는 그런 장세준의 두 가지 얼굴을 완벽하게 연기했다. 시청자들은 편안하고 자상한 미소와 따뜻한 말투가 가장 먼저 생각나는 '꽃중년' 조성하의 새로운 모습에 호평을 보냈다.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인터뷰를 위해 만난 조성하는 따뜻한 표정으로 기자에게 먼저 악수를 청했다. 인터뷰 준비를 위해 노트북을 펼치는 기자 앞에 놓인 컵에 먼저 따뜻한 커피를 따라주고 인터뷰를 마친 후에도 앞으로 또 좋은 작품으로 만나자면 다시 한번 손을 내미는 조성하의 모습에서는 'THE K2' 속 장세준이 아니라 따뜻하고 젠틀한 '꽃중년' 조성하의 모습만 있을 뿐이었다.
(다음은 조성하와의 일문일답)
-장세준(조성하), 최유진(송윤아) 등 유난히 악역 캐릭터가 돋보였던 작품이다.
▶그런 캐릭터 들이 만나 만들어진 팽팽한 김장감이 깨지지 않게 유지됐던 것이 이 드라마를 마지막 까지 잘 끌고 왔던 것 같아요. 누구하나가 부족하고 축나 보이면 균형이 깨지기 마련인데 그런 캐릭터가 없었죠.
-강렬한 캐릭터이니 만큼 준비하는 것도 어려m을 것 같다.
▶매회 풀어가야 할 숙제가 많은 작품이었어요. 더군다나 제가 이 작품에서 첫 등장하는 캐릭터가 장세준이다보니 임펙트르 강하게 줘야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죠. 어려운 장면도 많았어요. 극중 최유진이 차 사고가 난 뒤 입원하고 그걸 이용해서 정치적 분위기를 자기 쪽으로 끌고 오려는 장면이 있었는데, 대사가 엄청 많았어요. 대사가 많고 내가 등장하는 장면이 많다는 건 그 장면의 시청률을 책임져야하는 거니까요. 그 긴 대사를 지루하게 표현되지 않도록, 채널이 돌아가지 않도록 표현하는데 심혈을 기울였어요. 매번 숙제를 해서 검사 맡는 기분으로 촬영했지만 다행히 좋은 평을 받아서 굉장히 즐겁게 마칠 수 있었어요.
-밀실에서 내연녀와 불륜을 저지르는 장면이 굉장히 이슈였다. 이전 작품에서 전혀 보지 못했던 파격적인 장면이었다.
▶그 장면을 위해 작가님과 감독님이 살을 좀 뺐으면 좋겠다고 권해서 급하게 3~4주 동안 급하게 6kg을 감량했어요. 갑자기 빠진 살 때문에 옷까지 다 다시 맞춰야 했죠. 가장 신경를 썼던 부분은 함께 호흡을 맞춘 상대 여배우였어요. 전 남자니까 괜찮은데 상대 배우는 여자이기 때문에 더욱 예민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제가 그 여배우보다 25살이나 많아요. 이런 예민한 장면이 그 여배우에게는 상처가 되고 결례가 될 수 있으니까 그 친구를 최대한 배려하고 그 친구 위주로 촬영을 하려 했죠. 제가 남자고, 선배라서 독단적으로 촬영하면 절대 안되는 부분이라 생각했죠. 촬영하기 전에 대화도 많이 하고 합도 철저히 짜서 좋은 앙상블로 좋은 그림이 나오도록 노력했어요.
-노력한 만큼 장면은 만족스러웠나.
▶다행히 잘 나온 것 같아요. 방송 이후에 상대 배우와 통화도 했는데 반응이 좋다고 만족하더라고요. 그 장면이 크게 이슈가 돼서 그런지 포털사이트에 '조성하'라고 검색하면 연관검색어로 '조성하 내연녀'라고 떠요.(웃음) 그 장면을 통해 그 친구가 많이 주목을 받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고 보니 영화 '황해'에서 내연녀로 호흡을 맞췄던 이엘 씨도 지금 스타가 됐네요. 하하.
-선한 캐릭터도 많이 했는데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독한 악역연기와 선한 연기 중 어느게 더 편한가.
▶아무래도 감정적으로 편한 역이 연기하기도 더 편하죠. 독하고 감정이 센 연기에는 아무레도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니까 힘들어요. 감정을 폭발시킬 때는 더 깊숙한 감정의 밑까지 들어가게 되니까 아무래도 힘이 들죠. 그래서 연습이 중요한 것 같아요. 집중력도 높아야 되고 훈련이 돼 있어야 감정연기를 더욱 편안하게 할 수 있죠.'
-부패한 정치인를 연기했는데, 참고한 인물이 있었나.
▶딱 한사람이 모델은 아니었어요.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에 나오는 정치인들을 보면서 이미지를 체킹하고 그들 특유의 연설법이나 이야기하는 화법을 참고했고 도움이 많이 됐어요. 장세준이이 검찰에 불려가서도 바둑을 두거나 마치 제 집처럼 양말을 벗고 양반다리 앉아있고 상대 검사를 위압하는 분위기를 조성했잖아요. 그 장면이 전파를 탄 후 불과 얼마 후에 정말 장세준처럼 검찰 조사를 받는 정치인이 나타나더라고요.(웃음)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