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도경수(23)가 무서운(?) 연기 욕심을 고백했다.
브로 코미디 영화 '형'(권수경 감독, 초이스컷픽쳐스 제작)에서 형 고두식(조정석) 때문에 앞날이 두 배로 깜깜해진, 잘나가던 유도 국가대표 고두영 역을 맡은 도경수. 그는 지난 17일 오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형'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지난 2012년 아이돌그룹 엑소로 데뷔한 도경수. 그룹 활동을 이어가던 그는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노희경 극본, 김규태 연출)를 통해 첫 연기 도전에 나섰고 그해 11월 개봉한 영화 '카트'(14, 부지영 감독)로 스크린에 진출,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펼쳤다.
준비된 연기돌이었던 도경수는 첫 작품부터 수준급 연기력을 선보이며 관객의 호평을 얻었고 어느새 충무로에서는 떠오르는 루키로 자리 잡았다. '카트'로 연기력을 입증받은 도경수는 곧바로 '순정'(16, 이은희 감독)의 주인공으로 존재감을 드러냈고 그 여세를 몰아 '형'에 도전, 조정석과 찰떡 브로맨스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엑소와 별개로 충무로에서 입지를 굳힌 도경수. 현재는 내년 개봉 예정인 기대작 '신과 함께'(김용화 감독) 촬영에 한창인 상황. 도경수의 스크린 도전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도경수는 "늘 작품을 선택할 때 시나리오와 캐릭터를 보지만 이번 '형'은 두영이라는 캐릭터에 빠져 선택하게 됐다. '형' 속 두영은 지금까지 내가 보여주지 못한 모습을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시각장애라는 설정이 자칫 부자연스러울까 봐 걱정했는데 나름대로 시각장애인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참여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그는 "전작들의 캐릭터들만 봐도 내면에 상처가 있고 어두웠는데 두영이는 그렇지 않다. 초반 상처가 있지만 형으로 인해 많이 극복하고 밝아지는 캐릭터다. 이런 캐릭터를 꼭 한번 도전하고 싶었다"며 "대중이 보는 나는 차분하고 약간은 소년 같은 이미지가 있지 않나? 나중에는 두식처럼 껄렁대고 코믹한 캐릭터도 도전해보고 싶고 이런 캐릭터들과 정반대로 무섭고 강렬한 캐릭터도 경험하고 싶다"고 답했다.
연기 경력 2년 차, 아직은 신인인 도경수. 그러나 연기 욕심만큼은 20년 차 못지않다고. 그는 "평소에 성향 자체가 밝지만은 않다. 그래서 연기할 때 내가 겪어보지 못했던 감정선, 감정의 크기 등을 표출하는 순간이 있다. 살면서 크게 화를 내보거나 크게 슬퍼해 본 적이 없는데 연기에서는 그런 감정을 드러내지 않나?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다"며 "연기에 대한 욕심이 많다. 가수 활동과 연기 활동을 병행하고 있지만 둘 다 놓치고 싶지 않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절대 쉽지 않다는 걸 잘 안다. 하지만 무대 위의 내 모습을 보는 팬들의 표정을 보면, 작품에서 내 연기를 보는 관객을 보면 안 할 수가 없다. 관객이 공감할 때 짜릿한 쾌감, 희열감을 느낀다. 그걸 놓치고 싶지 않아 가수와 배우로 계속 놓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경수는 "'형'은 내게 세 번째 연기인데 확실히 촬영하면서 스스로 변화하고 있다는걸 느끼고 있다. '카트'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고 '순정' 때는 '카트' 때 경험을 녹여 촬영했다. '형'도 '카트' '순정'의 경험과 영향을 받아 촬영했던 작품이다. 세 번째 작품을 하고 나니 연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하는 도경수는 아닌 것 같다. 초반에 식은땀 흘릴 정도로 긴장했던 반면 이제는 현장이 편안해졌다. 현재 나는 내 삶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고 내가 생각하는 목표를 차근차근 쌓아가고 있다. 지금 마음 그대로 앞으로도 열심히, 꾸준하게 활동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형'은 남보다 못한 사기전과 10범 형과 잘 나가던 국가대표 동생이 함께 살면서 펼치는 좌충우돌을 그린 작품이다. 조정석, 도경수(엑소), 박신혜 등이 가세했고 '피아니시모' '맨발의 기봉이'의 권수경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4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CJ 엔터테인먼트, 영화 '카트' '순정'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