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한끼줍쇼', 톰과 제리 케미만 있는게 아니었다.
지난 16일 방송된 JTBC '한끼줍쇼'에서는 여러 대학이 모여있는 신촌 창천동을 찾아 시대 청춘들의 저녁 풍경을 들여다봤다.
두 사람은 오락실 실내 낚시터와 스터디 카페를 방문해 요즘 젊은이들의 놀이 문화와 색다른 공부 풍경 만났다. 스터디 카페에서는 인터넷으로 화상 과외하는 학생을 만나 놀라기도 하고, 여자친구와 도시락을 먹으러 가는 대학생을 만나 풋풋한 설렘을 전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한끼를 얻어 먹기 위해 하숙촌을 전전하던 중 학생들과 만나 이야기도 나눴다. '청춘이 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한 여학생은 "뭐든지 다 할 수 있는데 뭐든지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답해 이경규와 강호동의 마음을 울렸다. 이경규는 "이제 우리는 뭐든지 할 힘이 없다"고 답해 젊을 때는 돈과 기회가 부족하고, 중년이 돼서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젊음아 아쉬운 우리네 삶을 돌아보게 했다.
이후 하숙집에서 끼니를 해결하게 된 이경규와 강호동은 자신들의 청춘을 회상하며 이 시대 젊은이들과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학생들은 사회로 나가야 하는 문앞에서 어떤 길을 선택해야할지 많은 고민을 안고 있었다. 취업이 어려운 요즘이기에 이상과 현실사이에서 더욱 신중하게 고민하는 청춘들의 고충을 들어볼 수 있었다.
이날 두 사람은 하숙집에서 만난 남학생에게 '청춘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또 한 번 질문했다. 그러자 하숙생은 "부정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포기하는 과정 같다. 어릴 때는 공부 조금만 하면 다 되는 줄 알았는데 이게 어렵더라. 처음에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충돌하다가 살다 보면 내가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걸 인정하고 느끼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경규와 강호동 뿐 아니라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그간 '한끼줍쇼'는 이경규와 강호동의 티격태격하는 '앙숙 케미'가 부각되며 화제를 모았다. 망원동, 성수동, 창신동을 찾은 두 사람이 한끼집을 찜하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마을 풍경 다양한 사람의 모습을 전하며 기존 먹방과 차별화를 보여주긴 했지만, 초반 관전 포인트는 두 사람의 호흡이었다. 다름과 충돌로 빚어지는 이색 케미가 웃음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번 방송에서 '식큐멘터리'를 표방하는 '한끼줍쇼'만의 강점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청춘들의 활기찬 겉모습 뒤에 감춰진 속내를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요즘 젊은이들의 고민을 무겁지 않게 담아내며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여느 예능과 달리 다큐멘터리적 요소를 접목했기에 가능했다.
소통이냐 미션이냐를 두고 여전히 티격태격하는 이경규와 강호동이지만, '한끼줍쇼'는 그 사이의 조화를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한끼줍쇼'가 대한민국의 또 어떤 저녁 풍경과 이야기들을 전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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