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유니폼을 입은 야마이코 나바로(29)를 다시 볼 수 있을까.
삼성 라이온즈가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방출된 나바로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김한수 신임감독이 나바로의 복귀에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가운데, 스카우트팀이 14일 도미니카공화국으로 출발했다. 도미니카공화국 국적인 나바로는 비시즌 기간에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뛴다고 한다. 스카우트팀이 현지에서 나바로의 몸 상태 등 전반적인 상황을 체크할 예정이다.
김 감독이 공격력 강화를 위해 나바로가 필요하다고 했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현장 지도자의 생각이다. 감독 의견을 존중해야겠으나, 구단에선 현재 경기력, 몸값 등 따져봐야할 게 많다. 무엇보다 중요한 게 나바로의 태도 변화다. 삼성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나바로는 내년 시즌 외국인 선수 영입 후보 중 한 명일뿐이다. 나바로가 전력에 도움이 된다고 해도,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스카우트팀도 나바로뿐만 아니라, 멕시칸리그와 도미니카 윈터리그를 두루 살펴본다고 한다.
과거 성적만 놓고보면 분명히 매력적인 선수다. 2014년과 2015년, 두 시즌 동안 타율 2할9푼7리-79홈런-235타점-244득점을 기록했다. 삼성 타선의 중심이었고, KBO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였다. 특히 뛰어난 장타력에 눈이 간다. 2014년에 31홈런-98타점, 2015년에 48홈런-137타점을 찍었다. 마지막 해에는 홈런 2위, 타점 3위에 올랐다. 두 시즌 동안 쌓아놓은 성적 덕분에 재계약에 실패하고도 일본 프로야구 진출이 가능했다.
하지만 '삼성 나바로'와 '지바 롯데 나바로'는 너무 달랐다. 이번 시즌 지바 롯데 소속으로 82경기에 출전해 2할1푼7리(286타수 62안타)-10홈런-44타점-38득점에 그쳤다. 성적도 기대 이하였지만, 끊임없이 구설수에 올랐다.
스프링캠프 기간에 공항에서 실탄을 소지하고 있다가 체포돼 일본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지바 롯데는 구단 차원에서 사과까지 해야했고, 중심타자로 데려온 외국인 타자에게 4주간 출전징계까지 내려야 했다. 그는 시즌 중에도 불성실한 훈련 태도, 느슨한 플레이로 이토 스토무 감독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2루 수비 중에 베이스 커버를 안 한 적도 있다. 이토 감독은 지난 8월 27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전에서 실책 2개를 한 나바로를 교체한 뒤 2군으로 내려보내기도 했다.
일본 프로야구 적응에 실패했다고 해도, KBO리그라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과거 2년간 나바로는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줬다. 일본에서 실패하고도 한국으로 건너와 성공한 사례도 적지 않다.
그래도 경기력에 앞서 살펴봐야할 게 나바로의 태도, 마음가짐이다. 지바 롯데에서 여러가지 문제가 적나라하게 노출됐는데, 삼성 시절에도 나바로는 '야구는 잘 하지만 팀 화합을 깨는 선수'였다. 훈련 태도가 불량하고, 불성실한 모습으로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의 신뢰를 잃었다. 함께하기 어려운 선수로 낙인찍혔다. 2015년 시즌 후 삼성과 재계약이 불발된 이면에는 이런 문제가 있었다.
김 감독은 "일본에서 시련을 겪어봤기 때문에 태도 변화가 있을 것이다"고 했다. 환골탈태가 가능하다면 다행이지만, 희망섞인 바람일 수도 있다. 코칭스태프가 컨트롤하기엔 한계가 있다. 나바로를 영입한다고 해도, 효과적인 제어장치가 필요하다.
이번 시즌 나바로의 연봉은 200만달러로 알려져 있다. 물론, 삼성에 복귀하려면 대폭 삭감이 불가피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