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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케이투' 종영①] 송윤아, 악녀 클래스 높인 21년차 배우의 저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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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역시 송윤아다.

tvN 금토극 '더 케이투(THE K2)'가 12일 종영했다. '더 케이투'는 전쟁 용병 출신 보디가드 케이투(지창욱)와 그를 고용한 대선후보의 아내 최유진(송윤아), 그리고 세상과 떨어져 사는 소녀 고안나(임윤아)의 이야기를 그린 보디가드 액션 드라마다.

이 드라마에서 단연 빛났던 것은 송윤아의 연기일 것이다.

송윤아는 극중 최유진 역을 맡았다. 최유진은 정치 초년생이던 남편 장세준(조성하)를 정치 스타로 만들어낸 킹 메이커다. 겉으로는 온화하고 품위있는 내조의 여왕을 연기하지만 남편을 대통령으로 만들고 자신은 이복 동생 대신 JB그룹의 새로운 회장이 되겠다는 야망을 숨기고 있다. 그리고 그 야망을 이루고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캐릭터 자체는 명확한 악역이다. 최유진은 남편의 불륜으로 태어난 고안나를 철저하게 감추고 그의 존재를 지워버리려 했다. 자신과 남편의 앞길에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 살인자의 누명을 쓰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단순한 캐릭터 서사였지만 최유진 캐릭터는 송윤아라는 배우를 만나 생명력을 얻었다. 송윤아의 남다른 연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드라마에서 봤던 악녀들은 크게 두 종류였다. 어설픈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하다 궁지에 몰리면 버럭버럭 악을 쓰는 류, 아니면 갖은 애교와 간계로 파워맨에게 붙어 신분 상승의 꿈을 실현하려는 류였다. 그러나 송윤아가 연기한 최유진은 달랐다.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며 발악하지도 않았고, 누군가의 힘에 기대려 하지도 않았다. 언제 어떤 상황을 만나든 감정을 최대한 절제했고 담담하고 냉철하게 사건을 해결해나갔다. 자잘한 속임수가 아니라 정재계를 뒤흔들 만한 무기를 갖고 자신의 시대를 만들어나가기도 했다. 이제까지 본 적 없는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악녀 캐릭터를 만든 것.

송윤아의 악녀 연기에 힘을 보탠 것은 이정진이었다. 최유진의 이복동생 최성원 역을 맡은 그는 고안나를 빌미로 사사건건 최유진과 대립했다. 자신의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서로를 물고 뜯는 최성원과 최유진의 악인 케미는 시청자의 등골마저 서늘하게 했다. 특히 송윤아는 날 선 눈빛과 거친 호흡, 불끈한 핏줄 등 디테일을 살린 연기로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송윤아는 눈빛으로 욕한다'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다. '딕션의 여왕'답게 차진 발음과 발성 또한 여전했다. 사람 좋은 척 뒤통수를 치는 최성원과 그를 지켜보며 이를 가는 최유진의 호흡이 없었다면, 후반부로 갈수록 산으로 가버린 이야기를 붙들어 놓을 수 없었을 것이다.

18년 만에 1998년 '미스터Q'이후 18년 만에 악녀 캐릭터를 연기한 그가 다시 한번 악녀 연기의 클래스를 업그레이드 시킨 것이다. 송윤아가 없었다면 '더 케이투'의 운명 또한 달라졌을 것이다.

'더 케이투' 마지막회는 평균 시청률 6.2%, 최고 시청률 7.3%(닐슨코리아, 유료 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며 케이블 종편 통합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silk781220@spro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