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마무리훈련 중인 일본 미야자키 기요다케 종합운동공원의 11일 한낮 기온은 섭씨 20도를 웃돌고 있었다. 반팔로 러닝을 하는 선수들도 많았다. 수비와 배팅훈련이 이어지는 야구장 한쪽에선 요란한 수비펑고 훈련이 이어지고 있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이 직접 펑고배트를 들고 젊은 야수 2~3명에게 연신 수비 펑고를 날리고 있었다. 한화는 지난달 26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이곳 미야자키에서 마무리훈련중이다.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는 우선 한 경기만 잡혔다. 12일 미야자키 선마린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치른다. 한화는 배영수가 2이닝 선발로 던지고 5명의 투수들이 번갈아 던진다. 한화는 2군 위주다. 요미우리는 1.5군과 2군을 섞어 라인업을 구성한다. 요미우리는 다카하시 요시노부 감독을 비롯해 1군 코칭스태프가 총 출동한 상태다.
김성근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지켜보며 "이들이 한화의 미래다. 어린 선수들이 열정이 있다. 2~3년 뒤면 더 성장해야 한다. 이들만 보고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다.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웃음). 하지만 시즌 구상을 하면 여전히 불안요소들이 많다. 하나 하나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올해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았다. 여전히 허리통증이 남아있지만 이날 3시간 넘게 수비자세와 수비기술 등을 놓고 어린 선수들과 씨름했다. 수비코치와 선수, 김성근 감독은 계속해서 의견을 주고 받는 모습이었다.
한화는 이번 마무리훈련에 대규모 선수단을 꾸렸다. 모두 67명, 선수는 54명에 이른다. 일본 교육리그를 치렀던 선수들이 합류하면서 인원이 많아졌다. 투수조의 경우 팔꿈치 수술을 받은 권혁, 박정진과 마무리 정우람 정도를 제외하면 1군 선수단 전원이 와 있다. 일반적으로 마무리훈련에는 1군 선수들이 많이 참석하지 않는다. 2군 위주로 컨디션 조절에 그친다. 한화는 정근우 이용규 김태균 등 베테랑 야수들 상당수는 대전에서 자율훈련 중이다. 대신 투수들은 본인이 원해서 마무리훈련 참가를 자청한 선수도 많다. 투수들은 주로 러닝 위주로 하체훈련, 유연성 훈련에 주력하고 있다. 피칭은 시작단계거나 구질연마, 피칭폼 수정 등 기술적인 부분을 먼저 터치하고 있다.
가장 페이스가 빠른 배영수를 제외하고는 아직 제대로 된 불펜피칭을 한 1군 투수는 없다. 이태양이 12일부터 가벼운 불펜 피칭을 시작한다. 김 감독은 "코치진은 여전히 구성중에 있다. 구단에서 알아서 하는 것으로 안다. 2명은 합류가 확정됐다. 몇몇은 조건이 맞지 않은 경우도 있고, 인연이 닿지 않기도 했다"고 말했다.
KIA에서 방출얘기가 나오고 있는 김병현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좋은 투수감이라는 생각은 했다. 원포인트가 됐든, 중간이 됐든 주어지는 임무에 따라 활약이 달라질 수 있다. 현재 몸상태나 구위 등은 아직 체크해볼 기회가 없었다.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힘들다. 우리 구단에서는 움직임이 없다. 구단이 알아서 할일"이라고 말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김병현 영입 가능성에 대해 "아직 보류선수 명단 제출(11월 25일까지, 11월30일 KBO 공시)도 안됐다"며 시기상조라는 표정이다. 한화 구단 내부 분위기는 김병현 영입에 대해 그리 뜨거운 분위기가 아니다. 김병현은 현역 연장 의지가 분명하다.
이날 기요다케 구장엔 오후 2시쯤 박종훈 한화 신임단장과 박정규 운영총괄본부장이 찾아왔다. 박 단장과 김성근 감독은 따로 30여분간 독대를 했다. 두 사람의 대면 만남은 지난 8일 한화의 박 단장 영입 이후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내년시즌에 대한 구상과 협의점 등을 논의했다. 면담 후에도 둘의 표정은 밝았다. 미야자키(일본)=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