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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출발' 삼성, 11년 묵은 숙원 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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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시즌 초반인데요." 이상민 감독은 설레발을 경계했다. 하지만 올해 삼성, 분명히 다르다.

서울 삼성 썬더스가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다. 8일 전주 KCC 원정에서 86대72로 완승을 거둔 삼성은 '디펜딩 챔피언' 고양 오리온에 0.5경기 앞선 1위를 지켰다. 시즌 개막 후 6승1패. KT에 90대93으로 진 한 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이겼다.

특히 최근 4연승은 값지다. 오리온-전자랜드-SK-KCC로 이어지는 까다로운 상대들을 만나 4승을 챙겼다. 경기 내용이 무척 치열했다. 오리온 전자랜드 SK와 3점 이내에서 갈리는 총력전을 펼쳤었다. 그중 오리온과는 2차 연장까지 가는 혈투였다.

삼성의 집중력을 볼 수 있는 연승 행진이다. 초반 지고 있어도 후반 폭발력이 역전승을 부른다. 삼성 김준일은 "우리가 지난 시즌부터 접전 경기에서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다. 쉽게 질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올 시즌에 새로 합류한 가드 김태술과 포워드 마이클 크레익 효과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부진했던 김태술은 트레이드 이적 후 놀라운 팀궁합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6일 19점으로 개인 시즌 최다 득점을 기록한 김태술은 삼성의 앞 선을 견고하게 만든다. 이상민 감독도 "워낙 경험이 많은 선수이다 보니 변수가 발생해도 대처하는 속도가 빠르다"고 칭찬했다.

크레익도 체구에 비해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문태영과 라틀리프는 꾸준히 자신의 평균 성적을 내는 선수들이다. 삼성의 후반 뒷심도 결국 라틀리프-크레익 동반 효과가 뒷받침됐다.

고민은 외곽슛. 이상민 감독도 3점슛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으나 여전히 쉽게 터지지 않는다. 여기에 '슈터' 임동섭이 지난 4일 전자랜드전에서 발목 부상을 입었다. 11일 홈 LG전까지는 결장할 것으로 보인다. KCC전은 3점슛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삼성은 지난 2005-06시즌 챔피언 결정전 우승 후 11년 동안 우승에 목말라 있다. 2009-10시즌 KBL 최초 9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성과를 낸 이후 암흑기에 빠졌었다. 10위만 두 차례 했다.

이상민 감독 부임 두 번째 시즌이었던 지난해 정규 시즌을 5위로 마쳤지만, 더 위로 올라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늘 2%가 부족했다. 올해는 힘이 생겼다. 최근 5년 중 가장 좋은 출발이다. 부상 변수만 없다면 욕심을 내볼만 한 시즌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