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브랜드 새 단장에 분주하다. 변화하는 트렌드에 발맞춰 핵심 전략 변경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오랫동안 사용한 사명을 바꾸거나 브랜드 슬로건을 변경하는 등 그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그간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브랜드 속성을 소비자 언어로 새롭게 정립하거나 브랜드 이미지, 매장 콘셉트를 변경하는 등 고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브랜드 비전과 강점을 소구해 혁신을 꾀하고 있다.
차(茶) 음료 전문점 공차코리아가 최근 브랜드 슬로건을 '공들여 맛있는 차, 공차'로 새롭게 변경했다. 공차코리아의 새 브랜드 슬로건은 그간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한 잔의 공차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철학을 담았다. 이를 통해 가루나 티백 대신 까다로운 기준으로 양질의 잎차를 고집하고, 눈대중이 아닌 각 차종에 적합한 물의 양과 온도는 물론 차를 우리고 뜸들이는 시간을 달리해 잎차 고유의 맛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공차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냈다. 또한 타피오카와 과일, 해초 등 다양한 토핑을 더해 고루하고 우려내기만한 차가 아닌 새로운 맛을 더해 남녀노소 누구나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차를 창조하는 과정을 보여줄 계획이다. 공차코리아는 이번 브랜드 슬로건 변경으로 그간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성스럽게 차를 만드는 공차의 신념을 널리 알리고, 다소 느리고 불편하더라도 찻잎을 그대로 우려 새로움을 더해 차 문화를 선도하는 국내 대표 차 브랜드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카스 라이트 또한 최근 BI(Brand Identity)를 새롭게 개편하고 신규 BI를 병과 캔, PET 전 제품에 적용하는 등 출시 후 첫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카스 라이트의 병과 캔, 페트 제품 패키지 디자인을 모두 교체하는 것은 지난 2010년 출시 이후 처음이다. 새 디자인은 국내 저 칼로리 맥주의 새로운 지평을 연 '카스 라이트'의 정체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바탕색은 종전과 같은 하늘색을 주로 사용했지만 더 옅게 변경해 라이트 맥주로서 가벼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카스 후레쉬의 패밀리 제품으로서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해 카스 후레쉬와 동일한 디자인 틀을 적용했다. 차가운 얼음 결정을 연상시키는 삼각형 조각들을 배치해 조각들의 명도와 채도에 차이를 두어 입체감과 생동감을 높였다. 또 330ml 병제품의 경우 병 상단에 'V' 모양으로 라벨을 부착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살렸다.
삼립식품이 지난달 25일 SPC 삼립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사명 변경은 SPC그룹이 추진하는 브랜드 체계 정립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효과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새로운 비전을 반영하기 위해 이뤄졌다. 새 사명은 삼립식품이 보유한 '전통'과 '신뢰'의 이미지에 SPC그룹이 가진 '젊음', '글로벌'의 이미지를 더해 시너지를 높이도록 만들었다. 특히, 제빵 전문기업을 넘어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와 함께 새로운 CI를 도입한다. 새로운 CI는 '행복'을 콘셉트로 미소 짓는 입 모양과 정성을 담는 그릇, 장인정신을 상징하는 SPC그룹의 CI에 영문 'SAMLIP'을 표기해 '최고의 품질과 고객중심, 창의적 도전으로 세상을 행복하게 한다'는 그룹의 경영철학을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계열사로서 일체성을 강화하도록 디자인했다. SPC 삼립은 이번 사명 변경을 계기로 2020년까지 SPC 삼립과 삼립식품의 자회사인 식자재유통전문회사 'SPC GFS' 양사 매출 합계 4조원을 달성하고 중국에 이어 미국, 동남아 등에 해외사업장을 확대해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에 앞서 CJ푸드빌에서 운영하는 뚜레쥬르가 지난 13일 브랜드 리뉴얼 선포식을 통해 신규 브랜드 콘셉트를 발표했다. 뚜레쥬르의 새로운 콘셉트는 '신선함이 가득한 베이커리'로 매장에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잉글리시 그린 컬러를 주로 활용한다. 외적인 변화가 신선한 느낌을 더욱 강조할 수 있도록 조명은 밝게, 좌석은 넓은 카페형으로 배치했다. 제품과 서비스도 달라졌다. 그 동안 '건강한 재료'로 차별화한 뚜레쥬르는 장점은 그대로 고수하면서 '신선함'을 강조한 프리미엄 제품을 적극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매장 내,외부에 '빵 나오는 시간'을 알리는 디지털 시간표와 게시물을 비치하고 많게는 하루 다섯 번 정도 시간대별로 갓 구운 빵을 시식, 판매한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