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의 역사는 독립적이다. 상황이 다르니 '역사의 반복'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승부를 앞둔 두 팀이 과거의 결과를 완전히 무시하기는 힘들다. 반복을 원하는 자, 단절을 원하는 자가 정반대의 목표를 향해 달린다.
주인공은 2017년 클래식 티켓을 두고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만난 두 팀, 클래식 강등후보 성남과 챌린지 승강후보 강원이다. 방어자와 도전자인 두 팀, 경기 전 유심히 들여다 봤을 기록은 바로 '승강PO 승자=챌린지 팀'이란 과거 흔적이다.
기록은 강원을 향해 웃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승강PO 승자는 챌린지 팀이었다. 2014년 광주, 2015년 수원FC는 준PO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승강PO에 올랐다. 경기를 거듭하며 자신감을 쌓은 광주와 수원FC는 당시 클래식 11위 팀을 밀어내고 클래식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기분 좋은 기록을 이어가려는 강원은 현재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강원은 올 시즌 4위로 리그를 마무리하며 가까스로 준PO에 올랐다. 그러나 홈에서 치른 준PO에서 경기 종료 직전 터진 마테우스의 결승골을 앞세워 부산을 1대0으로 제압했다. 기세를 올린 강원은 PO에서 부천을 2대1로 꺾고 기어이 승강PO에 진출하는데 성공했다. 최윤겸 강원 감독은 승강PO 확정 직후 "그동안 챌린지 팀이 클래식으로 올라갔다. 이번에도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성남은 반대다. 과거의 반복에서 탈출, 새 역사를 쓴다는 각오다. 하지만 분위기가 썩 밝지만은 않다. 시즌 초반 상위에 랭크됐으나 후반부에 급격히 무너지며 강등권으로 추락했다. 시즌 중반 사령탑이 교체되기도 했다. 37라운드까지만해도 9위였지만 리그 최종전에서 포항에 0대1로 패하며 승강PO를 치러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사뭇 다른 분위기 속 승강PO에 나서는 두 팀. 과연 긍정 기록을 이어가려는 강원과 징크스를 깨려는 성남 중 최후에 웃는 팀은 어디가 될까. 승강PO는 오는 17일 강릉종합운동장, 20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각각 펼쳐진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