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강동원(35)이 13세 소년을 연기하는 것에 대해 고충을 털어놨다.
감성 판타지 영화 '가려진 시간'(엄태화 감독, 바른손이앤에이 제작)에서 가려진 시간을 지나 어른이 되어 돌아온 성민을 연기한 강동원.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사형수, 간첩, 무사, 초능력자, 도사, 사제 등 매 작품 과감한 행보와 장르로 충무로 판을 뒤흔드는 강동원. 최근엔 한국형 엑소시즘 장르를 개척한 '검은 사제들'(15, 장재현 감독), 매력적인 사기꾼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검사외전'(16, 이일형 감독)으로 흥행까지 거머쥐며 충무로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는 중.
이러한 강동원이 올해 두 번째 영화로 관객을 찾게 됐다. 이번엔 멈춰진 시간 속에서 홀로 어른으로 성장하게 된 남자로 열연을 펼친 것. 몸은 성인이지만 마음은 13세 소년이 된 강동원은 소년과도 같은 맑은 눈빛과 순수한 얼굴을 스크린에 녹여냈다. 데뷔 최초 감성 판타지 장르에 도전한 강동원은 자신의 매력을 극대화한 캐릭터로 다시 한번 관객을 사로잡을 전망.
강동원은 "사실 '가려진 시간'은 캐스팅이 쉬운 영화가 아니었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역할 설정상 나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일단 나는 30대 중반이었고 영화 속에서는 13세 소년의 마음을 연기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풋풋함이 남아있는 20대 배우가 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어 초반 고민을 많이 했다. 내가 만약 20대 였다면 고민도 안하고 바로 선택했을 것"이라며 "30대 중반이라는 생각 때문에 출연 결정을 신중하게 생각했던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강동원은 '가려진 시간'을 두고 꽤 오래 고심했다는 전언. 엄태화 감독은 이런 강동원을 설득하기 위해 '검사외전'이 한창인 부산을 찾아 출연을 부탁하기도 했다고. 이와 관련해 강동원은 "엄태화 감독이 굉장히 적극적이었다. 부산에서 촬영하고 있는 나를 만나기 위해 직접 찾아오는 수고도 마다치 않았다. 부산에서 엄태화 감독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해야지, 어쩌겠나' 싶었다. 물론 속으로는 이 작품이 어떻게 만들어질지 너무 궁금했다. 일단 엄태화 감독과 '가려진 시간'에 대한 호감도가 있는 상태였고 여기에 엄태화 감독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니 출연을 해야겠다는 확신이 섰다"고 덧붙였다.
한편, '가려진 시간'은 화노도에서 일어난 의문의 실종사건 후 단 며칠 만에 어른이 되어 나타난 남자와 유일하게 그를 믿어준 단 한 소녀의 세상은 몰랐던 둘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강동원을 주축으로 신은수, 이효제, 김희원, 권해효 등이 가세했고 엄태구의 친형이자 '잉투기'를 연출한 엄태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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