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4'의 마지막 퍼즐은 유희관으로 맞춰졌다.
두산 베어스는 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8대1 승리하며 21년만의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한국시리즈 2연패다.
4차전 선발 투수 유희관은 데일리 MVP로 선정됐다. 니퍼트,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으로 이어지는 두산의 4선발은 '판타스틱4'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이들은 올해 정규시즌에만 70승을 합작했다. 역대 최초 동반 15승이라는 꿈도 이뤘다. '에이스' 니퍼트는 22승으로 다승 1위, 최소 평균자책점 1위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이들의 활약은 이어졌다. 니퍼트-장원준-보우덴 순서로 1~3차전을 완벽하게 막아낸 가운데, 4차전 선발로 등판한 유희관은 5이닝 3안타 2볼넷 5삼진 무실점 호투로 선발승을 거뒀다.
다른 투수들이 잘던져 부담이 없었냐는 질문에 유희관은 "어제 잠을 잘 못잤다. 오늘 야구장에 나와서도 긴장을 많이 했었다. 다들 나에게 퍼즐을 맞춰야된다고 해서 부담은 됐었다"고 인정했다. 이어 "판타스틱4의 일원이라는 게 기쁘고, 기쁘다. 솔직히 양의지의 리드가 워낙 좋았고, MVP 받을만한 충분한 포수라고 생각한다. 오늘 의지 덕분에 두 다리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6회 강판 상황에 대해서는 "내려가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유희관은 "더 있었으면 실점을 할 것 같았다. 1회부터 세게 던져서 6회에 점수가 더 났을 때 풀어진 부분이 있었다. 뒤에 나온 이현승형과 이용찬이 잘 막아줬다. 불펜이 약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다들 잘 막아줬다. 경기에 나가지 못한 선수들에게도 뜻 깊은 2연패"라며 웃었다.
이날 유희관은 경기전 '41번'을 모자에 새겼다. 부상으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은 정재훈의 번호다. 유희관은 "재훈이형이 우리들의 정신적 지주고 나도 잘 따랐던 선배다. 함께 우승을 했으면 기쁨이 두배였을텐데 아쉽다. 작년에 형이 롯데에 있을때 우리가 우승을 했었고, 부상 때문에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 본인이 더 안타깝겠지만, 이걸로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란다. 우리가 함께 우승을 한거라고 꼭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당부했다.
유희관은 우승이 확정된 후 '아이언맨' 가면과 수트를 입고 마운드에 서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유희관은 "제가 준비를 한다고 했다. 말한 것은 지켜야한다고 생각해서 했는데, 마지막에 우승을 하고 오재원, 김재호형이 혼자 우뚝 서라고 포즈를 정해줬다. 9회쯤에 즉흥적으로 만들어낸 장면이었다. 벗는 것보다 여러분 눈의 안정을 위해 좋고,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세리머니 아닌가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창원=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