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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3패 NC와 김경문 감독, 비난 보다 박수받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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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는 두산 베어스와의 2016년 한국시리즈에서 1~3차전을 연달아 내줬다. 3연패로 한번만 더 지면 올해 '가을야구'를 마감한다.

NC는 정규시즌 1위 두산과의 이번 한국시리즈를 통해 분명한 힘의 차이를 확인했다. 정규시즌에서 93승, 승률 6할5푼을 한 두산은 진정한 최강자였다. NC는 그런 두산을 상대로 투타에서 조금씩 밀렸다. NC가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잘 못했다고 비난받을 정도는 아니다. 두산이 너무 강했다고 보는게 더 정확하다.

2012년 창단한 NC는 5년 만에 첫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1일 홈인 창원 마산구장에서 처음으로 한국시리즈가 열렸다. 창원팬들에게 매우 의미있는 경기였다. 결과적으로 NC는 타선이 침묵하면서 3안타 무득점, 0대6 완패를 당했다. 홈팬들에게 첫 경험은 매우 씁쓸하고 가슴 아팠을 것이다. 하지만 NC는 2016시즌을 통해 성장했고, 또 더 나아가야 할 길을 찾았다.

NC가 이번 한국시리즈까지 오는 길은 정말 험난한 가시밭길이었다. 선수단의 현장 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김경문 감독은 "할 얘기는 정말 많지만 내 가슴에 담아두겠다"는 말을 수 차례 했다.

NC는 올해 5월 중순부터 전력에서 누수가 발생했다. 에이스 해커가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다. 전력에서 이탈한 해커는 그후로 약 2개월간 휴식을 취했다. 당시 선발 투수 이태양도 컨디션 난조로 오락가락했다. 선발 투수 2명의 공백을 '잇몸' 투수들이 메웠다. 3승을 올린 정수민의 공헌이 컸다. 그 와중에도 NC는 6월, KBO리그 역사에 남을 15연승 대기록을 세웠다. 신들린 듯한 경기력으로 거의 넘어간 경기를 역전하는 감동의 드라마를 연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후반기, 7월부터 여러 악재가 잊을 만하면 연달아 터졌다. 이태양이 검찰에 승부조작을 시인하면서 법정에 섰다. 10승 투수로 성장할 수 있는 선발 투수 한명을 잃었다. 그리고 4년 연속 10승 투수 이재학이 경찰로부터 승부조작 혐의를 받았다. 경찰 조사 등으로 약 한달간 1군 전력에서 빠졌다. 그리고 이재학은 이번 가을야구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또 이민호가 SNS 가족사 공개 파문에 휘말렸고, 4번 타자 테임즈는 음주운전에 적발, KBO와 구단 징계를 받았다. 또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로부터 구단 사무실 압수수색(10월 7일)까지 당했다.

NC는 5월부터 지금까지 구단 안팎에서 바람잘 날이 없었다. 지금도 경찰의 수사는 진행형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NC는 정규시즌 2위를 지켜냈고, 또 PO에서 LG 트윈스를 3승1패로 제압했다.

김경문 감독은 외부에서 쏟아지는 질타와 비난을 모두 받아들였다. 사고가 터질 때마다 "팬들에게 죄송하다.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시즌이 끝나고 지겠다"며 고개숙였다. 그러면서도 선수단 내부 결속을 다졌다. 베테랑 이호준과 주장 이종욱을 중심으로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추스렸다.

NC의 구단 운영에서 문제가 확인된 부분은 분명한 잘못이며 비난받아야 한다.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NC 선수단이 와르르 무너지지 않고 버텨낸 부분도 간과해선 안 된다.

NC는 물론이고 KBO리그 팀들은 2017시즌에도 강력한 두산을 상대하게 된다. 두산은 '판타스틱4'를 앞세워 2010년대 후반을 지배하려고 할 것이다. 마치 삼성이 2010년대 초반 정규시즌 5연패로 왕조를 이룬 것 처럼.

NC가 이런 두산을 견제하고 정상에 다시 도전하기 위해선 지금의 투타 전력으로는 역부족이다. 결국 한국시리즈에서도 입증된 대로 야구는 '투수놀음'이며 아무리 뛰어난 작전과 용병술도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구현하지 못하면 질 가능성이 높다. NC는 강력한 선발 투수진을 구축하기 위해 두산의 니퍼트 보우덴에 맞먹는 특급 외국인 선발 투수의 보강이 필요하다. 또 10승 이상이 가능한 토종 선발 투수가 있어야 한다. 선수를 육성하거나 아니면 FA 시장에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 창원=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