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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구르미' 진영 "죽음으로 마무리, 의아했지만 만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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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그룹 B1A4의 멤버이자 배우 진영(25, 본명 정진영)이 죽음으로 엔딩을 맞은 것에 대해 "만족한다"고 고백했다.

츤데레 왕세자 이영(박보검)과 남장 내시 홍라온(김유정)의 예측불허 궁중위장 로맨스를 그린 KBS2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김민정·임예진 극본, 김성윤·백상훈 연출). 진영은 극 중 귀티, 기품, 박식, 여유를 모두 다 가진 권력가 김헌(천호진)의 친손자 김윤성 역을 맡아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2011년 그룹 B1A4의 멤버로 데뷔한 진영은 B1A4의 곡을 작사·작곡하며 프로듀서로서 역량을 보였고 활동 영역을 넓혀 2013년 tvN 드라마 '우와한 녀'로 연기에 도전했다. 이후 진영은 2014년 개봉한 영화 '수상한 그녀'로 스크린에 진출, 865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고 이후 2015년 Mnet '칠전팔기 구해라' MBC '맨도롱 또Œf'을 연달아 선택하며 가수 활동뿐만이 아니라 배우로서 활동도 꾸준히 이어갔다.

비록 '수상한 그녀' 이후 이렇다 할 흥행 행운은 얻지 못했던 진영이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포기하지 않고 계속 달려오며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아갔고 마침내 '구르미 그린 달빛'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지난 18일 종영한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진영은 명문가 자제로 성장했지만 어떤 여인에게도 따뜻한 눈길 한번 주지 않는 냉혈한이었지만 홍라온(김유정)을 만나면서 잊고 있던 사랑의 감정을 느꼈고 이 과정에서 홍라온을 사이에 둔 이영(박보검)과의 삼각관계를 형성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따뜻함은 없지만 여자의 마음을 깨뜨리고 빼앗는 '온무파탈(溫無破奪)' 김윤성으로 박보검 못지않게 여심을 사로잡은 것.

무엇보다 진영은 엔딩에서 강렬한 죽음으로 퇴장해 시청자를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김헌의 위협 속 홍라온을 대신해 죽음을 맞이한 것. 스스로 죽음을 택한 김윤성의 최후에 시청자는 아쉬워했고 또 안타까워했다.

진영은 "처음에는 (죽음으로 엔딩이) 맞나 싶어 의아해했지만 김윤성의 감정을 이해했다. 김윤성으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한 번도 부족함 없었던 남자가 처음으로 연모의 마음을 품은 여인이지 않나. 게다가 이 여인이 자신의 앞에서 눈물을 보이는데 어떻게 마음이 동하지 않을 수 있겠나. 김윤성의 마음은 무너졌을 것이다. 방송이 끝난 후 김윤성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스토리가 없다'고 아쉬워하는 시청자도 있었지만 스스로는 만족한 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윤성은 할아버지 김헌에게 자신이 홍라온을 처리하겠다 하지만 그때부터 김윤성의 마음속에는 이미 죽을 각오를 하고 간 것 같다. 이런 김윤성을 지켜보며 나 역시 마음이 많이 쓰렸고 아팠다. '시시한 남자로 남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서 웃지 않나? 이 장면이 김윤성을 설명하는 가장 좋은 장면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시한 남자로, 시시한 캐릭터로 남지 않아 만족스럽다는 진영. 죽는 그 순간에도 홍라온에게 미소를 건넨 이 장면 또한 고심의 고심을 더 한 끝에 탄생한 명장면이라는 것. 그는 "감독은 이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면 어떻겠냐?'라고 제안했지만 나는 오히려 미소로 끝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김윤성이 눈물을 흘리며 죽음을 맞이하면 홍라온에게 굉장한 트라우마가 되지 않겠나? 그건 김윤성이 바라는 일이 아니다. 미련 없이 홍라온 곁을 떠나주는 게 김윤성의 마지막 미션이었고 그런 감정이 미소로 잘 표현된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WM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