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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韓 축구… 이용수 위원장이 밝힌 감독 거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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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전 이후의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62)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57)이 단호하게 말했다. 19세 이하(U-19) 대표팀 차기 사령탑 선임에 대한 질문에도 똑같은 답을 내놓았다.

▶한국 축구에 불어 닥친 위기

최근 한국 축구에 위기감이 팽배하다. 위기의 진원지는 A대표팀이다.

슈틸리케호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2승1무1패(승점 7점)를 기록하며 A조 3위에 머물러 있다. 내달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위 우즈베키스탄(승점 9점·3승1패)과의 5차전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은 장담하기 어렵다.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은 1, 2위에만 주어진다. 조 3위로 떨어지면 두 차례의 플레이오프에서 살아남아야만 월드컵 무대를 밟을 수 있다.

'형님'이 흔들리니 '동생'도 불안정하다. U-19 대표팀은 201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당시 대표팀을 이끌었던 안익수 감독(51)은 대회 뒤 성적부진을 책임지고 자진 사퇴했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U-19 대표팀은 내년에 국내에서 개최되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준비하는 팀이다.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에 자동 진출하는 한국은 대회를 불과 7개월여 앞두고 사령탑 선임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분위기 쇄신 카드? 갑작스러운 '차두리 코치 영입'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대한축구협회는 27일 '차두리(36)를 국가대표팀의 전력분석관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발표다. 특히 차두리는 아직 대표팀 코치에 필요한 A급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했다. 현재 차두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B급 지도자 자격증을 갖고 있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차두리의 직책을 코치가 아닌 전력분석관으로 했다.

일각에서 차두리 기용이 '분위기 쇄신 카드가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흘러나오는 이유다. 의심의 눈초리는 기자회견장에서도 계속됐다. 대한축구협회는 27일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 강당에서 차두리 선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동석했다.

질문이 쏟아졌다. 갑작스러운 코칭스태프 증원은 대표팀 내부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이 위원장은 "대표팀 내에 문제가 있어서 차 분석관을 선임한 것은 아니다. 슈틸리케 감독의 소통 스타일은 1대1이다. 젊은 선수들이나 주요 선수들은 동영상을 두고 얘기를 많이 한다. 선수와 감독 소통에 대해서는 많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며 "다만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이 상황에서 차 분석관의 합류는 형님 역할 뿐만 아니라 조금 더 편안하게 안팎의 소통을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우즈베키스탄전 경기력 발휘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모든 것은 우즈베키스탄전 이후"… 총력전 예고

이 위원장의 답변에도 궁금증은 풀리지 않았다. 급기야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를 묻는 질문도 나왔다. 이 위원장은 "우즈베키스탄전 이후의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며 "지금 슈틸리케 감독을 비롯해 모든 스태프에 대한 이야기를 경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우즈베키스탄전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U-19 대표팀 감독 선임도 우즈베키스탄전 이후에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U-19 감독 선임에 대해서도 지금은 할 말이 없다. 이것 역시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난 뒤에 논의할 예정"이라며 "11월 21일부터 이틀 동안 워크숍을 간다. 그 때 이야기할 것이다. 일단 감독과 선수들이 안정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